8K+119구 역투에도 "완봉은 어려워" 겸손… 삼성 49승 투수, 마음까지 에이스다

고유라 기자 2023. 7. 1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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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완투승의 기쁨을 나누는 데이비드 뷰캐넌(왼쪽)과 김재성. ⓒ연합뉴스
▲ 투구하는 뷰캐넌.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뷰캐넌은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4사구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고 시즌 7승(6패)째를 수확했다. 삼성은 KIA전 시즌 6연패 탈출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뷰캐넌은 개인 3번째 KBO 완봉승을 노리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으나 1사 2,3루에서 나성범에게 1타점 땅볼을 내줘 실점했다. 그럼에도 뷰캐넌은 흔들리지 않고 119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개인 4번째 KBO 완투승이고 첫 무4사구 완투승이었다.

이날 뷰캐넌은 시즌 3번째로 4일 휴식 후 등판했음에도 전혀 지친 기색 없이 9이닝을 지켰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뷰캐넌의 등판에 대해 "면담을 했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더라. 팀이 힘든 상황에서 1선발다운 책임감이 크다"고 에이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낸 바 있다.

뷰캐넌의 승부욕을 아는 정현욱 투수코치는 9회 1사 2,3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그에게 교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대신 "상황에 상관없이 어떤 결과가 나오든 능력보다 더하려고 하지 말고 타자에 집중해서 공격적으로 들어가라"는 조언을 남기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선발 뷰캐넌이 에이스다운 완벽한 피칭을 보여주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뷰캐넌은 경기 내내 꽉 맸던 스파이크화 끈을 풀며 후련하게 웃었다. 다른 때보다 길게 묶고 있었던 탓에 불편한 것일 뿐 피곤한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8회까지 102구를 던지고도 9회 마운드에 올랐던 뷰캐넌은 "8이닝이 끝나고 한 이닝만 더 던지면 되는 상황이라 부담감을 느끼거나 힘든 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 13일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뷰캐넌. ⓒ고유라 기자
▲ 투구하는 뷰캐넌. ⓒ연합뉴스

이어 "만약 똑같은 투구수로 5이닝을 던졌다면 힘든 상황이었겠지만 9회는 달랐다. 올라가서 최대한 완봉을 하고 싶었지만 보셨다시피 정말 완봉이란 게 투수에게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조금 더 한 공 한 공 집중하려고 했다"고 9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뷰캐넌은 최근 팀의 5연패, 3연패를 끊어줬고 전반기를 승리로 마감하게 해준, 확실한 에이스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뷰캐넌은 "최근 경기를 돌아보면 우리 팀이 지는 경기에도 아쉽게 지는 경우가 많았다. 다 잘하고 있는데 운이 안 따라줬다. 이제 올스타 휴식기인 만큼 조정할 부분은 조정하고 연습하면서 후반기에 더 잘할 수 있도록 모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동료들을 응원했다.

스스로에 대해서는 "돌아보면 볼넷을 최대한 안 준 부분에 대해서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 경기를 봐도 볼넷을 최대한 주지 않았기 때문에 9회까지 갈 수 있었던 거다. 공짜 진루를 허용하게 되면 그 뒤에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볼넷을 최대한 줄인 것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뷰캐넌은 이날 시즌 17경기 만에 처음으로 강민호가 아닌 김재성과 호흡을 맞췄다. 앞서 16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쓴 강민호가 전날(12일) 경기에서 허리 통증이 생겨 이날 결장했기 때문. 뷰캐넌은 김재성과 처음 배터리로 경기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제구를 보여줬고 김재성은 4회 3-0으로 달아나는 시즌 1호 2점홈런을 기록하면서 뷰캐넌의 승리를 공수에서 도왔다.

뷰캐넌은 김재성에 대해 "포구 능력이 뛰어난 투수다. 오늘 투심, 커터, 체인지업 같은 떨어지는 공이 낮게 떨어져도 최대한 존 가깝게 프레이밍을 잘 해줬다. 스스로 존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 공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딱 잡아주는 모습을 보면서 투수로서 자신감이 생기고, '아까우니까 조금만 더 조정하면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겠구나' 하는 그런 프레이밍을 보여줬다"고 그를 치케세웠다.

그런데 김재성은 경기 후 "나는 한 게 없다. 다 뷰캐넌이 잘한 덕분"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뷰캐넌은 김재성의 말을 전해듣더니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했다. "It's Team game".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며 공을 돌리는 '동료애'가 만들어낸 승리였다.

▲ 김재성과 포옹하는 뷰캐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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