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탐, 발암가능물질 공식 지정… "현재 섭취 기준 지키면 안전"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아스파탐 2B군 분류
JECFA, 1일 섭취 허용량 유지… "현 수준 안전"
식약처, JECFA 평가 등 고려해 현 기준 유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4일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WHO, FAO 합동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현재 섭취 수준에서 안전하다고 평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현재 사용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사진은 10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 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으로 공식 분류했다. 다만 현행 허용량 이내 섭취는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기존 아스파탐 사용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4일(현지시간)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B군)'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2B군은 발암 가능 물질이지만 인체에 대한 자료나 동물 실험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를 뜻한다.

다만 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합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아스파탐이 현재 섭취 수준에서는 안전하다고 평가하면서 1일 섭취 허용량(ADI)을 그대로 유지했다. 아스파탐의 ADI는 체중 1㎏당 40mg 이하다. 아스파탐이 함유된 제로 콜라를 55캔 이상(1캔 250ml) 섭취해야 하는 양이다.

JECFA는 아스파탐 섭취 시 △위장관에서 페닐알라닌, 아스파트산, 메탄올로 완전 가수분해돼 체내 아스파탐 양이 증가하지 않은 점 △경구 발암성 연구 결과가 모두 과학적으로 한계가 있는 점 △유전독성 증거가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해 현재의 ADI를 변경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JECFA는 특정 성분을 식품을 통해 섭취했을 때 안전성 여부를 평가한다. 실제 섭취량을 고려하지 않고 물질 자체의 발암 위험성을 평가하는 IARC와는 기준이 다른 셈이다.

각국 규제기관은 JECFA의 평가 결과를 참고해 자국 실정에 맞게 안전관리 기준을 정한다. 식약처도 이번 JECFA 평가 결과와 2019년 조사된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섭취량을 고려했을 때 현행 아스파탐 사용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는 빵류, 과자, 시리얼류, 건강기능식품 등 8개 식품에 대해 사용할 수 있는 아스파탐 최대량(0.8~5.5g/㎏)을 정하고 있다. 그 외의 식품에는 사용량을 제한하지 않는다.

다만 식약처는 IARC의 발암 가능성 제기에 따른 소비자 우려와 무설탕 음료의 인기 등을 고려해 감미료 전반에 대한 섭취량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필요 시 기준‧규격 재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