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계일주 2’ 김지우PD “인도와 하나가 된다는 기안84의 말에 감동받았죠”[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3. 7. 1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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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 2를 연출한 김지우PD. 사진 MBC



지난 1월 첫 시즌이 막을 내린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가 두 번째 시즌을 간다고 했을 때. 그리고 그 장소가 인도로 확정됐을 때. 많은 누리꾼들은 이 상황을 이렇게 평가했다. ‘인도 대(VS) 기안84’.

지나치게 단순화된 표현이긴 하지만 이 뜻은 다채로운 면을 가진 인도 특히 여행자들에게 악명이 높은 일부 지역의 위생 상태와 그 스스로가 위생 상태를 악화시켜 사는 기안84가 대결한다면 누가 탈이 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또 한 편으로는 어려운 환경으로 대표되는 인도와 어디에서나 잘 적응하는 기안84, 둘 중 누가 우위에 설 것이냐는 궁금증이었다.

기안84에게 현지에서 이 질문을 하자 그는 대뜸 “이 여행은 ‘VS(대결)’이 아니다. 인도와 제가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연출을 맡은 김지우PD는 이 당시를 떠올리며 굉장한 감동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 2를 연출한 김지우PD. 사진 MBC



“지나가는 말처럼 한 그 말에 저 혼자 감동을 한 거예요. ‘그렇구나. 우리가 하는 여행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여행을 현지와 맞닥뜨리고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동화되고 하나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떠났어요. 고생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저희가 ‘피지컬: 100’도 아니잖아요. 하나가 되는 걸 잘하는 것 같아요.”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의 담당 PD였다가 ‘태계일주’로 메인 연출로 거듭난 김PD는 2023년 MBC 예능국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 됐다. ‘태계일주’ 첫 시즌이 남미에서 기존 여행예능의 작법과 조금은 다른 길로 관심을 받았다면, 지난달부터 시작한 시즌 2는 대중성에서도 발전했다. 이미 시청률은 5%를 넘어섰고, 온라인 화제성을 나타내는 각종 지수에서는 동시간을 장악했다.

“첫 시즌은 어떤 프로그램인지 받아들여 주시는데 시간이 걸린 것 같았어요. ‘짧게 끝나서 아쉽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는데, 이번에는 시작부터 반응이 빠르고 강렬하게 온 것 같습니다. 저희도 7회였던 첫 시즌에 비해 10회로 분량을 늘리고, 지난 시즌에 호평받았던 현지인들과 만남도 더욱 많이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 2 인도편의 한 장면. 사진 MBC



웹툰작가 출신으로 방송인으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기안84와 대표적인 유튜브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본명 박재한) 그리고 배우 이시언이 남미 페루와 볼리비아로 떠났던 첫 시즌에 이어 두 번째 시즌에는 드라마 촬영으로 바빴던 이시언 대신 넷플릭스 ‘솔로지옥 2’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크리에이터 덱스(본명 김진영)가 합류했다. ‘태어난 김에 사는’ 자유로운 기안84, 멤버들을 보필하는 빠니보틀, 강한 승부욕과 짧은 입, 깔끔을 떠는 성격 등이 반전매력이 되는 덱스의 호흡은 프로그램 인기의 원동력이 됐다.

“여행을 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고, 저희는 그것을 가감 없이 보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분들에게는 삶이고 불편함이 없지만, 저희에게는 낯설기도 하면서 닮은 부분도 있잖아요. 출연자들도 기안84가 조금 더 손해를 보더라도 여행의 즐거움을 위해 바가지를 쓰는 편(?)이라면 덱스는 과도하다고 느끼면 단호하게 거절하는 편이죠.”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 2 인도편의 한 장면. 사진 MBC



김지우PD는 첫 시즌을 통해 호평을 받았던 드론촬영을 더욱 강화해 인도 바라나시를 관통하는 갠지스강 삶과 죽음의 대비를 이미지로 명확하게 드러냈다. 또한 기안84가 들고 다니는 ‘고프로’ 카메라를 통해 쉼 없이 흔들리는 ‘여행 예능’ 특유의 생동감도 잡아냈다.

“이번 시즌에는 TV 방송에 앞서 유튜브에 ‘태계일주 베이스캠프’라는 채널을 새로 만들었어요. 작업부담이 많아지긴 하지만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방송에서보다 더욱 많이 담을 수 있어요. 확실히 TV라는 매체의 거리가 시청자들과 예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그 사이를 채우는 유튜브에 저희도 발을 담가봤습니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만나고 ‘태계일주’를 하고 있지만 김지우PD에게 기안84는 영원히 마르지 않은 ‘영감의 샘물’이며 봐도 봐도 또 새로운 부분이 보이는 ‘새로움의 화수분’이다. ‘태계일주’는 다분히 기안84의 캐릭터를 통해 만들어진 기획이고, 이미 제작이 확정된 세 번째 시즌에서도 이러한 기조는 살려 나갈 계획이다.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 2 인도편 포스터. 사진 MBC



“기안84는 늘 여행을 즐거워해요. 그리고 원래 친한 사이였지만 한국에서보다 이렇게 친화력이 좋은 분인지 몰랐죠. 저로서는 참 감사하고 재미있는 분입니다. 제가 혼자 여행을 가면 그렇게 여행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기안84의 여행은 제게도 대리만족의 느낌이 있습니다.”

김지우PD와 기안84의 콤비 플레이는 머지않아 올해 하반기 또다시 기획될 시즌 3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여행예능 홍수의 시대에서 자유로움의 문법으로 채워진 여행예능. 왠지 같은 듯 다른 그 여정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김지우PD는 급격하거나 대단한 변화보다는 더욱 계획을 짜지 않고, 더욱 현지에 밀착하는 철칙에 집중할 생각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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