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면담 요청하더라" 감독실 먼저 찾아온 외인 에이스, 후반기 기대감 커진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가운데 염경엽 감독이 안심의 미소를 보였다.
켈리는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했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57에서 4.44로 내렸다.
2019년 LG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어느덧 5년차 장수 용병이 됐다.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114경기 58승 31패 평균자책점 2.89로 부동의 에이스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켈리답지 않은 부침을 보이고 있다. 성적이 들쑥날쑥하다. 4월 1승 2패 평균자책점 5.66으로 부진했다가 5월에는 4승 1패 평균자책점 2.73을 찍으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6월 1승 1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다시 주춤했다. 7월 출발도 좋지 않았다. 지난 6일 KT전에서 5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해 16승을 올리며 다승왕을 따냈던 위용은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켈리 교체에 대한 소문이 돌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올 시즌 끝까지 켈리와 간다"고 일축했다.
사령탑의 믿음 덕분인지 켈리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잘 마쳤다. 6월 23일 롯데전 8이닝 1실점(비자책) 이후 3경기 만에 에이스 위용을 되찾은 모습이다.
13일 우천 취소 후 만난 염경엽 감독은 "후반기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켈리의 후반기가 기대되는 이유는 마지막 경기서 잘 던진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민을 나누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켈리는 바로 행동에 나섰다. 전반기 최종전이 비로 취소되자 직접 염경엽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염 감독은 "본인이 티타임을 하자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 켈리가 요청을 했다. 원래는 내가 먼저 하고 싶었는데(웃음), 스스로 먼저 온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이 켈리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준비해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켈리의 데이터를 하나하나 뽑아 놓고 있었다.
그는 "후반기 되면 피칭 디자인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1회 많이 맞았을 때와 3회부터 피칭디자인이나 투구 패턴이 달랐다. 이런 부분을 이야기하려 한다. 구종별로 어떻게 사용해야 하고 구종 카운트별로 어떤 결과가 나오고 있고, 스윙 비율이 왜 안나오고, 2스트라이크 이후 피안타율이 높은지 등을 얘기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체인지업이 (켈리의) 결정구인데, 체인지업이 볼카운트 0-2 이후 피안타율이 가장 높다. 그러면 체인지업이 결정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데이터를 보면서 선수에게 정확하게 이야기하려 한다. 피칭디자인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체인지업을 어떻게 사용해야 효과적인지 말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과 의미있는 티타임을 했을 켈리다. 후반기에는 변화와 함께 에이스다운 투구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케이시 켈리. 사진=마이데일리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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