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 ‘행복회로’ 실현한 KT… 고영표 7이닝 무실점+장타폭발 스윕승 [어제의 프로야구]
이 감독은 13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어제 14안타를 쳤는데 4점밖에 못 냈다. 2루타가 하나도 없었다”며 전날 4-3 승리에도 적시타와 장타 부족을 아쉬워했다. 또 전날 9연승을 달린 두산에 대해서는 “선발진이 안정돼 이제 선두 싸움도 모르겠더라”며 안정감 있는 선발진을 부러워했다.
이 감독의 ‘앓는 소리’를 들었는지 KT 타선은 이날 11안타를 뽑았고 이 중 장타 4개는 모두 득점으로 이어졌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고영표(32)의 7이닝 5피안타 무실점 호투에 이어 8회 주권(28), 9회 김민(25)이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날 KT 타선은 1회말 선두타자 김민혁(28)부터 2루타를 치고 나갔고 2번 타자 김상수(33)의 내야안타, 3번 타자 알포드(29)의 2루타로 선취점을 쉽게 뽑았다. 장성우(33)의 땅볼로 1점을 추가한 KT는 4회에도 연속 2루타로 2점을 추가해 키움 선발투수 맥키니(29)를 강판시켰다. 5회 구원 등판한 장재영(21)에게 5, 6회 3점을 뽑으며 점수를 벌린 KT는 9회에는 박병호(37)와 김준태(29)의 연타석 홈런까지 터졌다.
고영표는 이날 2회 2아웃을 잡은 뒤 키움 주성원(23)의 강습타구에 다리를 맞기도 했지만 잠시 마운드에서 내려와 테이핑한 뒤 마운드에 올랐다. 돌아온 고영표는 출루시킨 주성원을 1루 견제로 잡아내 공 하나만 더 던지고 이닝을 마쳤다.
‘메이저리그급’이라고 평가받는 키움 2루수 김혜성이 보는 앞에서 김혜성 부럽지 않은 동물적 감각의 수비를 펼친 박경수에게 김상수는 엄지를 들어올리며 ‘90도 인사’를 건넸다. 이어 이정후(25)의 좌중간 안타가 터졌기에 박경수가 2루에서 주자를 잡아내지 못했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베테랑의 허슬 플레이로 고영표는 6월부터 이날까지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이 중 5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고영표는 “올 시즌 시작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6월부터는 밸런스를 잡는 게 목표였는데 계획대로 폼이 올라왔다. 특히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많이 할 수 있어 좋다”며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영표에게 틀어막혀 한 점도 뽑지 못한 키움은 7연패에 빠진 채 9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2018시즌부터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해 이 중 두 차례(2019, 2022)나 한국시리즈를 밟고 올해 창단 첫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던 키움으로서는 후반기 반등이 절실하다.
키움은 이날 경기 전 외국인 타자 러셀(29)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한 뒤 새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28)의 영입 소식을 전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후반기 반등을 위해선 다양한 공격 루트로 득점 생산력을 높여야 한다”며 “도슨이 후반기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슨은 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를 마치고 후반기 첫 경기인 21일 사직 롯데전에 맞춰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최하위 삼성은 선발 뷰캐넌(34)이 119구 역투로 9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며 KIA에 4-1 승리하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 시즌 9이닝 기준으로 완투승을 거둔 건 뷰캐넌이 처음이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KIA 상대 7연패에서도 벗어났다. 반면 6연승을 달리던 KIA는 이날 패한 5위 롯데와 간격을 좁히지 못한 채 1경기 차 6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한화-LG(잠실), 두산-SSG(문학) 경기는 장맛비로 열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반기에 예정돼 있던 전체 445경기 중 48경기(10.8%)가 비, 미세먼지 또는 그라운드 사정 등으로 취소됐다. KBO는 후반기에 월요일 경기 또는 더블헤더 경기를 편성해 이 경기를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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