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 혼신의 완투' 이방인 에이스, '몰락한 삼성' 승리공식 증명했다... KIA 7연승 저지

안호근 기자 2023. 7. 14. 0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13일 KIA전 역투하고 있는 뷰캐넌. /사진=삼성 라이온즈
뷰캐넌. /사진=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 역사에서 몇 안 되는 '왕조 시절'을 경험한 삼성 라이온즈. 그렇기에 올 시즌 부진은 더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투타의 동반 난조. 그렇기에 119구 혼신의 역투를 펼친 외국인 에이스가 더 고맙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데이비드 뷰캐넌(34)은 1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 완투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31승 49패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9위 키움 히어로즈와 승차는 5경기이고 여전히 많은 숙제가 남아 있는 삼성이지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그것도 올 시즌 6전 전패를 당했던 KIA를 상대로 거둔 승리가 더욱 뜻깊은 결과였다.

반면 KIA는 연승 행진이 6경기에서 마감됐다. 36승 39패 1무를 기록한 KIA는 6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5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1경기 차이다.

삼성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ERA) 4.56로 최하위, 팀 타율 0.252로 9위에 머물고 있다. 삼성이 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수치다. 쉽게 말해 타선은 침체돼 있고 투수진은 불안한 총체적 난국이다.

확실한 선발 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쳐줄 때는 이야기가 달랐다. 7월 삼성은 9경기에서 4승 5패를 기록했는데 선발 투수들이 무너질 때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뷰캐넌이 와인드업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힘차게 공을 뿌리는 뷰캐넌. /사진=삼성 라이온즈

4일 휴식→등판 자청, 고마운 외인 투수의 역투
그렇기에 전반기 마지막 선발 투수로 낙점된 뷰캐넌의 어깨가 더욱 무거웠다. KIA전 전패 중이었기에 더욱 부담이 심할 법했다. 그럼에도 뷰캐넌은 4일 휴식 후에도 자진 등판했을 만큼 팀에 승리를 안기고픈 마음이 컸다.

1회말 최원준에게 안타를 내주고도 침착히 병살타를 유도해 주자를 삭제시켰고 부상 복귀 후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는 나성범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2회도 무사히 마친 뷰캐넌에게 행운이 따랐다. 3회초 2사 1루에서 호세 피렐라가 투수 앞 땅볼을 치고 1루로 달렸다.

이 때 3피트 라인 안으로 뛰었으나 양현종의 송구가 애초에 벗어났다는 판단 하에 투수 실책을 선언했다. 공이 빠진 사이 1루 주자는 2루를 거쳐 3루까지 밟았다. 흥분한 김종국 KIA 감독이 항의했고 퇴장을 당하며 KIA의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 포일까지 나오며 결국 삼성이 선제점을 챙겼다.

팀 타선에 많은 점수를 기대할 수 없기에 뷰캐넌은 리드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더욱 힘차게 공을 뿌렸다. 3회말을 시작으로 9회말 1사까지 단 하나의 안타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유격수 실책으로 나성범이 1루를 밟은 게 전부였다.

최고 시속 150㎞를 웃도는 속구를 앞세워 컷패스트볼(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뿌렸다. 결정구도 다양했다. 체인지업으로 4개, 커터로 3개, 커브로 하나의 삼진을 잡아냈다.

그 사이 타선은 더욱 힘을 냈다. 4회초 최근 KIA에서 트레이드로 옮겨온 류지혁이 선두 타자 안타로 출루했고 1사에서 김재성이 우월 투런 홈런으로 힘을 보탰다. 8회초에도 류지혁의 선두 타자 안타로 시작해 희생번트, 볼넷에 김동진의 쐐기 1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4-0.

100구를 넘기고도 9회말 다시 마운드에 오른 뷰캐넌. /사진=삼성 라이온즈

100구 넘기고 9회에도 등판, 위기의 순간도 스스로 이겨냈다
이미 100구를 넘겼으나 뷰캐넌은 9회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스스로 경기를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대타 고종욱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으나 최원준과 김도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1사 1,3루 위기에 몰렸고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방문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2개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나성범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아웃카운트 하나와 1점을 바꿨고 최형우마저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전반기 마지막 경기 팀에 값진 승리를 안겼다.

올 시즌 3번째 완투이자 첫 9이닝 완투를 기록한 뷰캐넌은 시즌 7번째 승리(6패)를 챙겼다. ERA도 2.88로 낮췄다. 올 시즌 17경기에 나서 109⅓이닝을 소화하며 11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에이스의 품격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줬다.

7월 들어 삼성은 9경기에서 4승을 거뒀다. 그 중 뷰캐넌이 팀에 2승을 안겼다. 16이닝 동안 단 1실점만 했다. 앨버트 수아레즈도 6이닝 무실점하며 승리를 챙겼고 원태인도 6⅓이닝 3실점(1자책점)한 뒤 승수를 보탤 수 있었다. 이밖에 선발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당연한 듯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타선의 힘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건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더욱 고마운 뷰캐넌이다. 올스타 브레이크로 인해 여유가 있다고는 해도 119구를 뿌리는 건 자칫 후폭풍이 찾아올 수 있을 만큼 체력적 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그만큼 팀 승리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뷰캐넌이다.

이날 승리 하나에 큰 의미를 담기는 어렵다. 다만 이방인 에이스가 보인 혼신의 역투로 전반기를 마감한 삼성이 후반기 절치부심해 달라진 면모를 보여줄 수 있기를 팬들은 바라고 있다.

뷰캐넌(오른쪽)이 승리 후 공수에도 모두 도우미를 자청한 포수 김재성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가운데)와 하이파이브하는 뷰캐넌. /사진=삼성 라이온즈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