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view]‘탈달러화’ 흐름, 달러의 미래는

유은실 2023. 7. 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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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프리 길 SC그룹 자산관리부문 아프리카·중동·유럽 최고투자전략가(CIO)
맨프리 길 SC그룹 자산관리부문 아프리카·중동·유럽 최고투자전략가(CIO) (사진=SC제일은행)
[맨프리 길 SC그룹 자산관리부문 아프리카·중동·유럽 최고투자전략가] 미국 달러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경제를 지배해왔다. 글로벌 외환보유고와 무역결제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이 자국 통화와 연계할 때 사용하는 글로벌 벤치마크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달러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미 달러는 외환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단일 통화로, 외환 거래의 약 90%가 어떤 식으로든 미 달러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달러가 지금의 특별한 지위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은 늘 제기돼왔다. 세계는 정말 ‘탈달러화’ 흐름을 가속화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탈달러화’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미 달러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글로벌 중앙은행의 기축 통화로서의 역할과 글로벌 무역결제 통화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미 달러 외 다른 통화에 대한 자산배분을 고려할 때 중앙은행 담당자들이 주목하는 요소들은 △투명한 자본 계정의 존재 △거래의 용이성 및 낮은 비용 △경제 및 정책 안정성에 대한 검증된 기록 △통화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미 달러 스왑 라인의 존재 △미 달러 대비 더 높은 수익과 낮은 변동성을 제공하는 통화로 다각화 할 수 있는 기회 △지정학적 차원의 접근 목적 등이다. 이러한 맥락을 감안하면 최근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목격된 일부 변화를 설명하기가 더 쉽다. 미 달러는 여전히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거의 60%를 차지하는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기축통화이다. 그 다음으로 유로가 현재 세계 외환보유액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미 달러에 대한 일부 비중이 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 한국 원화 등 예전에는 덜 주목 받던 통화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났다. IMF는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미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년 간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모든 통화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무역결제에서 미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들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BIS에 따르면 무역 송장 및 결제에서 미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50%로 이는 글로벌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지만 전세계 외환보유액에서의 미 달러 비중보다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평균 수치에 대한 지역별 편차는 클 수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SWIFT)는 미국 외 국가들이 세계 무역에서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무역의 상당 부분(75% 이상)은 미 달러와 유로로 결제됐다고 언급했다.

최근 몇 달 동안 미 달러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가 확산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다국적인 관점에서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화국) 공용 통화 창설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다만, 투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이러한 변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시스템 내에서 일련의 변화는 수십 년에 걸쳐 느리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향후 장기적으로 달러의 위상이 쇠퇴한다고 가정한다면 금이 숨은 승자가 될 수 있다. 중앙은행에게 금은 미 달러 외에 즉각적으로 다각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그러나 금이 미 달러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으로는 보고 있지 않다. 주요 기축통화를 대체할 만큼 금의 양이 충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중앙은행의 금 매입세가 금 가격의 하단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실질금리 하락 및 안전자산 수요와 같은 다른 요인들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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