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 두다 “양국 협력 발전 계기”

이현미 2023. 7. 14.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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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폴란드 공식 방문
韓 무기 추가 도입 세일즈 주력
인프라 등 정부 차원 MOU 3건
“양국 간 통상·투자협력 더 확대”
최고 훈장 교환하며 우애 다져
기업 행사 때 두다 대통령 참석
정부보다 큰 규모 MOU 전망

한국 대통령으로서 14년 만에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방산, 원전, 인프라, 우크라이나 재건 등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세일즈 외교’에 주력했다. 양국은 지난해 K2전차, K9자주포 등 약 17조원의 1차 수출이행 계약을 체결하며 협력 규모와 폭을 확대한 데 이어 2차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잦은 외침을 받은 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산업화·민주화의 급속 발전 등 공통점을 언급하며, 현재 위험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폴란드가 주도하고 있는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 한국이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맞잡은 손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바르샤바=뉴시스
윤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대통령궁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급망, 인프라,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양국 양해각서(MOU)를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제가 취임한 후 유럽 내 첫 양자 방문”이라며 “두다 대통령님께서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하셨는데, 한국에도 폴란드는 유럽의 관문으로서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도 “윤 대통령님의 방문과 내일 열리는 (한·폴란드) 경제 포럼은 양국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양 정상은 각 나라의 최고 훈장을 교환하며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두다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콘하우저 두다 영부인에게는 ‘광화대장’(수교훈장)을 전달했다. 폴란드 측에선 윤 대통령에게 최고 등급인 ’흰독수리훈장’을, 김건희 여사에겐 1급 대십자가 공로훈장을 건넸다.

양 정상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 두 정상은 양국 간 통상과 투자 협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계획에 대해 협의했다. 앞으로 양국 간 방산분야 협력이 상호 호혜적으로 진행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이날 협정서명식을 갖고 ‘한·폴란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한·폴란드 교통인프라 개발 협력’, ‘한·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등 정부 차원의 MOU 3건을 체결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AP연합뉴스
김은혜 홍보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폴란드는 지정학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핵심 물류 지원의 허브로서 우크라이나 재건의 거점”이라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해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14일에는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 ‘폴란드 진출 기업인 간담회’ 등 민간 기업인들의 행사가 열린다. 두다 대통령도 기업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체결할 MOU는 정부 차원의 MOU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폴란드 정상은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를 강조하며 북한의 무력 도발을 규탄하기도 했다. 양 정상은 “우리는 지난 12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핵, 미사일 개발을 즉시 중단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불법 노동자 파견과 사이버 활동을 차단하면서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공동 노력을 배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꽃다발 받는 尹 내외 폴란드를 국빈급 공식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바르샤바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입장하면서 화동에게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과 폴란드는 서로에게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관계”라고 강조했다. 바르샤바=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총리와 상원의장, 하원의장과도 만나 양국 경제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폴란드 독립을 위해 전사한 이름 없는 용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폴란드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했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한 폴란드의 아픔을 위로하는 뜻이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종합일간지 ‘제츠포스폴리타’에 ‘역경을 딛고 미래로 가는 동반자’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대한민국과 폴란드는 역사적으로 잦은 외침을 받으면서도 결연히 맞서 싸워 끝내 주권을 지켜낸 국가”라며 “두 나라가 각각 권위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항해 민주주의를 세우고 정착시킨 과정도 서로 닮았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폴란드 도착 첫날에는 동포들과 만나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피해 폴란드로 피란 온 고려인 동포와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숙식과 생필품을 지원한 것 또한 국제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김 여사도 이날 와지엔키 박물관 및 수상궁전 관람과 폴란드 스카우트 대원과의 만남 등 영부인 간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바르샤바=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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