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기]자식뻘 로맨스 OK? 예능들의 유해한 착각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2023. 7. 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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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과 비연예인을 불문하고 '연상연하' 커플들이 이제는 예능 단골 손님이 됐다.

이밖에 사례를 보면 18살 나이 차인 심형탁 커플은 '조선의 사랑꾼'에, 아내와 각기 14살·18살 나이 차인 이지훈과 임창정 커플은 다양한 연예인 부부들이 출연하는 SBS '너는 내 운명2-동상이몽'에 출연했다.

웃고자 만든 예능에 과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순 없지만 자녀·조카뻘 나이 차 커플이나 성인 남성과 미성년자 여성 간 사연에 있어서는 접근 방식에 있어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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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고딩엄빠3' 성인·미성년자 관계 미화 논란 넘었지만…
'고딩아빠' 없고 연상 남편 가진 '고딩엄마'만 수두룩
'조선의 사랑꾼'→'동상이몽2' 자식·조카뻘 스타 커플
중년 남성-어린 여성 로맨스 미디어 포장 '위험' 지적
TV조선, MBN 제공
연예인과 비연예인을 불문하고 '연상연하' 커플들이 이제는 예능 단골 손님이 됐다. 사랑엔 나이도, 국경도 없다지만 시청자들 사이 우려의 시선도 상당하다. 좀처럼 나이 많은 남성과 어린 여성 간 로맨스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MBN 예능 '고딩엄빠'는 벌써 시즌3까지 이어 온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다. 시즌2에 미성년자 여성과 성인 남성 사이 임신과 출산을 재연해 지탄을 받기도 했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문제 없음' 결론을 내렸다. 이후 이어진 시즌3은 상담과 솔루션에 초점을 맞춰 변화를 모색했다.

다만 사연 주인공의 성비를 보면 '고딩엄마'라고 해도 좋을 상황이다. 시즌3까지 나온 수많은 사연 주인공 중 '고딩아빠'는 한 명에 불과하다. '고딩엄빠'는 미성년에 임신·출산을 한 남녀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고딩아빠'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고딩엄빠'란 제목과 프로그램 기획의도가 무색한 수준이다.

설상가상, '고딩엄마'들은 또래 남자친구와의 사연도 있지만 미성년 시절 성인 남자와 임신한 사연들이 주를 이룬다. 시즌2에서 문제시 된 부분도 결국 미성년 여성과 성인 남성 간 연애·임신·결혼을 조장·미화한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고딩엄마' 사연들에만 집중하면서 이런 문제가 촉발되는 한계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연예인 커플이 주인공인 TV조선 '조선의 사랑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즌2가 유력한 '조선의 사랑꾼'은 박수홍과 최성국 커플을 프로그램 전면에 내세웠다. 박수홍은 아내와 23살, 최성국은 24살 나이 차가 알려지자 여러 잡음과 부정적인 여론에 휩싸였다. 이에 오히려 예능을 통해 결혼 생활을 공개하면서 여론을 잠재울 수 있었다.

이밖에 사례를 보면 18살 나이 차인 심형탁 커플은 '조선의 사랑꾼'에, 아내와 각기 14살·18살 나이 차인 이지훈과 임창정 커플은 다양한 연예인 부부들이 출연하는 SBS '너는 내 운명2-동상이몽'에 출연했다. 반면 연예인 부부 리얼리티에서 연상 아내가 이 정도 나이 차였던 커플은 함소원·진화 정도 밖에 없어 빈도수에서 차이를 가진다.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들 커플의 출연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일단 현격한 나이 차에서 오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높아 화제성은 보장된다. 개별 시청자들의 호감도와 무관하게, 이들 커플은 양측이 모두 성인이 된 시점에 만났기에 당연히 법적인 문제는 없다.

그러나 이를 미디어에 빈번하게 전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대개 이런 예능은 결혼 생활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한다. 때문에 중년 남성과 상대적으로 어린 20~30대 여성의 결혼을 아름다운 로맨스로 포장하고 '건강한 관계'라는 잘못된 믿음을 줄 수 있어 유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출연자들의 관계는 건강하고 행복할지 모르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이 차 로맨스를 향한 따가운 눈초리는 편견보다 사회적 문제와 현실 기반의 우려에 가깝다. 웃고자 만든 예능에 과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순 없지만 자녀·조카뻘 나이 차 커플이나 성인 남성과 미성년자 여성 간 사연에 있어서는 접근 방식에 있어 고민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예능들이 이를 다룰 때 전형적 구도를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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