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는 '긴축’ 강조했지만…금리 인하는 언제?
전문가, 인상 기조 마무리 평가…늦어도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최종 기준금리 수준과 금리 인하 시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1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한은이 현재의 연 3.5%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마무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전날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3.5%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네 차례 연속 동결로,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였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역시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긴축을 시사했다. 연내 금리 인하설에 대해 그는 "물가 목표가 2%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는 과정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 때 (금리 인하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언제가 될지 못 박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분간 금리를 어떻게 운용할지에운용할지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모두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향후 추가 인상 여지를 열어둔 발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로 금리 긴축 기조 종결과 금리 인하 기대가 번질 경우 통화정책 효과를 반감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대부분의 채권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제 금리 인하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이유가 크다. 한은에 이어 정부가 최근 연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 전망은 '상저하고’에서 '상저하저’로 바뀌었다.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도 부진하다.
미 연준이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졌다.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금리 차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지난달 '2023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을 통해 올해 하반기 중으로 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봤다.
미국 내 물가 및 노동시장 압력의 둔화 속도가 아직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누적된 통화정책 긴축 효과와 공급망 회복, 경기침체 가능성 등으로 올해 하반기 중에는 물가 압력이 어느 정도 진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점에서다.
다수의 채권 전문가들은 한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상반기 정도로 예상한다. 연내 2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움직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만 보면 올해 4분기 금리 인하가 타당해 보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상 사이클을 봐야한다는 점에서 연말까지 동결하고 내년 1분기나 돼야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물가가 2%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번이라도 1%대를 기록해야 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생긴다"면서 " (금리 인하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예상보다 경기 회복이 더디고, 새마을금고 사태 등 금융시스템의 불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제 하에 10월 아니면 11월 한은이 금리를 인하를 고려할 것"이라고 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중에서는 물가가 2%대로 가장 일찍 들어왔고 하반기에도 2%대를 유지하며 물가에 대한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면서 연내 인하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봤다.
외국 증권사들도 한은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본다. 물가 상승이 고점을 찍은데 다 경기 둔화 우려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노무라증권은 한은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연내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상한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도 한은이 이르면 10월부터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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