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탱크 속 물고기’ 홍보 열올린 도쿄전력
ALPS 처리한 물 “안전”
유튜브 생중계에 ‘뒷말’
방류 앞둔 일본 정부도
거액 들여 대대적 선전전
일본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로 예상되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방류를 앞두고 대내외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방류의 안전성을 증명하겠다며 오염수 탱크에 사는 물고기를 유튜브로 생중계해 뒷말이 나오고 있다.
13일 일본 경제산업성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측은 이번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각종 홍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30억엔(약 275억8600만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우선 다음달 방류가 시작되면 이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TV방송 등을 통해 안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해 풍평(소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8월 말쯤에는 전문가들과 후쿠시마현 주민,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전 폐로의 진척 상황 등을 설명하는 포럼도 예정돼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도 홍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쿄전력은 최근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을 가까이서 둘러보게 하는 ‘희망 투어’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다핵종제거시설(ALPS·알프스)로 처리한 물의 안전성을 입증하겠다며 알프스를 거친 오염수 탱크에 사는 물고기를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이는 알자리라 등 외신에서 기묘한 홍보 사례로 거론됐다.
후쿠시마현에 대한 관광 홍보도 속도를 붙였다. 구글 등에는 후쿠시마현으로의 여행을 홍보하는 광고가 빈번하게 노출되고 있으며, 미나미소마시 등 원전 피폭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지역에선 올여름 대대적인 축제를 예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식품들이 얼마나 안전한지 홍보하기 위해 인플루언서 등을 초대해 다수의 음식관광 행사도 개최했다.
하지만 이처럼 분주하게 진행되는 일본 내 홍보전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과거 동일본대지진 직후 정부와 도쿄전력, 후쿠시마현 등은 일부 지식인들을 동원해 방사능의 위험성을 과도하게 부정하는 홍보전을 벌여 논란이 된 바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자 일부 주민들은 원전 사고와 관련된 여론조작을 연구하는 모임까지 발족한 바 있다.
알자지라는 오염수 방류를 취재해 온 한 일본 기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사용하는 전술은 프로파간다(선동)처럼 느껴진다”며 “정부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개토론을 허용하는 대신, 일방적으로 계획의 안전성만 대중에게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또 방류를 비판하는 중국과 한국, 태평양 섬나라 등의 분위기를 소개하며 “(일본 정부가)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이들을 설득하려면, 후쿠시마 물고기 생중계 이상의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홍보는 잠재적 피해국인 한국에서도 정부 주도로 진행돼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유튜브 등에는 오염수의 안전을 강조하는 정부 제작 영상이 노출되고 있다. 정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이라는 카드뉴스까지 배포하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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