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어렵지만…" '승소' 유승준, 한국行 성사 가능성 살펴보니[초점S]

장진리 기자 2023. 7.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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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준. 제공| SB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 47)의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정부의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가운데, 유승준의 실제 한국 입국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서울고법 행정9-3부(부장판사 조찬영 김무신 김승주)는 13일 오후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의 판결을 뒤집고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유승준에 대한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이 적법하다는 1심의 판결을 완전히 뒤집었다. 유승준의 한국행 가능성을 열어준 셈이다.

1심과 2심의 판결을 가른 것은 재외동포법의 적용과 해석이다.

1심에서는 유승준이 2002년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국적을 변경한 것이 LA 총영사의 비자 발급 거부 사유로 인정된다고 봤다. 재외동포법은 안전보장, 질서유지,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체류자격을 제한한다.

하지만 2심은 유승준이 비자 발급을 신청한 2015년에 맞춰 재외동포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재외동포법은 2017년 10월 개정돼 외국 국적 동포의 체류자격을 부여하도록 하는 기준 나이가 41세로 상향됐다. LA 총영사는 이러한 개정 조항을 근거로 유승준이 39세이던 2015년 신청한 비자 발급을 거부했으나, 재판부는 유승준이 개정 전 비자를 신청한 만큼 구 재외동포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

재판부는 "원고의 병역기피 행위에 사회적 공분이 있었고 20년이 넘는 지금도 원고에 대해 외국 동포 포괄적 체류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사안을 판단할 의무가 있다"라며 "병역을 기피한 외국 동포도 일정 연령을 넘었고,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에는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라고 봤다.

2심이 유승준의 손을 들어주면서 유승준의 한국행이 가시화됐다. 다만 유승준이 2심에서 승소했다고 해도, 당장 유승준의 한국 입국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유승준은 과거 병역 의무 회피를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가 2002년 한국 입국이 제한됐다. 법무부가 그의 입국 금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법무부의 입국 금지 결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유승준이 비자 발급으로 체류 자격을 받는다고 해도 입국이 금지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면, 행정청의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그 처분을 행한 행정청이 판결의 취지에 따라 이전의 신청에 대하여 재처분을 할 의무가 있다. 이번 판결로 유승준이 입국 금지를 푸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유승준의 법률대리인 역시 "입국 금지와 체류 자격은 별개이긴 하다. 판결문을 봐야겠지만 입국 금지 자체도 더 이상 유지하는 것은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비자를 발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는데 다른 이유 들어서 또 거부하는 것까지는 하지 않을 걸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 유승준. 출처|유승준SNS

다만 대법원은 LA 총영사관이 법무부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입국금지를 결정했을 뿐 서면이나 구두로 입국금지 처분을 내린 적이 없는데, 입국금지를 처분했다고 보고 비자를 발급할 재량이 없다며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내린 점을 문제삼은 바 있다.

이같은 대법원의 판결은 입국금지 처분 자체의 옳고 그름을 따진 것은 아니라 이후 입국금지 '처분'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퉈야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부와 LA 총영사관이 이같은 2심 판결에 불복할 가능성도 있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후속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 법무부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2심 판결에 불복하면 첫 소송과 마찬가지로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이 적법했는지를 두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유승준은 10년 가까이 한국행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승준 법률대리인은 "유승준이 한국을 떠난 지 너무 오래돼 오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본인이 한 행동에 비해 너무 가혹한 제재를 받았다는 걸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명예회복적 측면도 있다"라고 이번 소송의 취지를 밝혀, 유승준이 자신의 소원대로 한국행을 이룰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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