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520억달러 규모 우크라 재건 사업 ‘시동’…차관급 협의체 구성
[헤럴드경제(바르샤바)=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가운데 양국 정부는 오는 9월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공동 사업을 발굴·추진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폴란드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과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를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진출을 위한 전방위 지원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대한민국, 폴란드, 우크라이나 정부 간에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3각 협력체계가 완성된 것”이라며 “민간과 정부의 신속한 정보 교류와 협력을 위한 우크라이나 재건 플랫폼을 폴란드에 설치하고, 바르샤바 사무소를 개소해 인프라 전담 인력도 파견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정부·민간 협력을 통해 진행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규모를 총 520억달러(약 66조4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 간 협력 창구를 통한 재건 프로젝트가 200억달러 규모, 민간 주도의 재건사업은 약 320억달러 규모로 파악된다.
최 수석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은 최대 1조 달러 이상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이라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 재건을 위한 원조사업이었던 마셜플랜에 버금가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5000여개 재건 프로그램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한 상태이며, 조만간 정부 지원이 시급한 분야에서 파일럿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최 수석은 “우크라이나가 단순히 전쟁 피해를 복구하는 ‘리빌딩’을 넘어 ‘뉴빌딩’을 추진 중”이라며 “전쟁으로 폐허가 됐다가 한강의 기적을 일군 우리의 기술과 경험이 재건에 이용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민간 주도 사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추진한다. 우리 기업들은 소형모듈원전(SMR), 공항 재건, 건설 기계, 철도 차량, IT 등 분야 사업을 준비 중이다.
구체적으로 현대건설은 미국 협력기업과 우크라이나 원자력청과 협력해 3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SMR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은 튀르키예 건설기업, 우크라이나 리비우시와 협력해 스마트시티 등 현지 진출을 모색 중이다.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공급을 늘려갈 계획이다.
정부는 민간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별로 민관 합동 수주 지원단을 구성해 적극 지원하고, 우크라이나 공무원을 대상으로 기업 방문 등 연수 등도 올해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최 수석은 “향후 사업이 본격화되면 ODA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금융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통상 3년이 걸리는 ODA와 EDCF 절차를 대폭 단축해 우리 기업이 신속하게 재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국제기구와 공동 파이낸싱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국이 방산, 원전, 인프라 등 전략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14일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폴란드 기업들과 6건의 원전 협력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폴란드 내 원자력 발전(MMR) 도입 개발 MOU를,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건설은 신규 원전 건설 관련 협력 MOU를 각각 체결한다. 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원자력 에너지 분야 인력교류 및 양성, 공동연구 협력 MOU를 체결한다.
이와 별도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폴란드 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연구원과 바르샤바 공과대학 등이 첨단 분야 MOU를 체결한다.
아울러 전남대, 경북대, 부산대 등 국내 지방 거점 대학들과 폴란드 명문 공대 간에 미래 인재 교류를 위한 MOU를 체결해 5년 동안 400명의 이공계 학생이 교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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