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제작, 인내심 필요…투자 끌어올 '데이터'도 쌓아야
국내·전문가가 말하는 'K뮤지컬' 성공 발판
끊임없는 테스트·개발과정 꼼꼼히 거쳐야
매출·수익률 등 정확한 데이터 분석·공개 필수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장기적 안목으로 더 많은 투자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합니다”
‘K뮤지컬’이 성공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최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한 ‘K뮤지컬국제마켓’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K뮤지컬’의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장기적 안목으로 해외 진출 시도 △더 많은 투자를 위한 데이터 확보를 꼽았다.
프로스트 프로듀서는 올 하반기 국내 라이선스 초연 예정인 뮤지컬 ‘멤피스’와 ‘컴 프롬 어웨이’의 오리지널 제작자이자 두 작품을 제작한 브로드웨이 공연제작사 정크야드 도그 프로덕션(Junkyard Dog Productions) 창립 멤버다. 정크야드 도그 프로덕션 설립 이전엔 미국 코네티컷에 위치한 굿스피드 뮤지컬의 조연출로 50여 편의 뮤지컬을 제작하기도 했다.
프로스트 프로듀서가 인내심을 강조한 이유는 자신도 뮤지컬을 제작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공들여 왔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한 편의 뮤지컬이 완성하기까지 워크숍을 시작으로 긴 작품 개발 과정을 거친다. 공연이 어느 정도 제작된 뒤에도 곧바로 브로드웨이를 찾지 않고 지역에서부터 차근차근 작품을 선보인다. 공연이 최종적으로 완성된 상태로 브로드웨이에서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짧게는 7년, 길게는 12~15년 정도가 소요되는 대장정이다.
프로스트 프로듀서는 이번 마켓을 통해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한국 창작뮤지컬도 다수 관람했다. 그는 “특정 작품을 꼽기는 어렵지만, 많은 작품이 개발이 잘 돼 있었다”라며 “브로드웨이는 운도 따라야 하는 까다로운 곳이라 확답할 수는 없겠지만, 서울보다 더 큰 곳에서 공연할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 몇 편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본부장에 따르면 뮤지컬 투자를 위해 필요한 정보는 공연 종류·규모·지역별 판매 데이터, 티켓 판매 현황, 제작사의 과거 작품 흥행 여부와 배우·스태프별 판매현황 등이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2019년 6월부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면서 일부 자료는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투자를 결정하기 위한 정보는 아직 부족한 현실이다.
최 본부장은 “투명한 데이터가 많다고 해서 모두가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하나라도 알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20년 전까지만 해도 투자가 쉽지 않았던 드라마 제작사들이 최근 많은 투자를 받는 것처럼 뮤지컬 또한 열린 마음으로 데이터를 공개한다면 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것은 공공기관들이 앞장서 뮤지컬 데이터 수집 및 제공에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텐츠 가치모델 평가’의 하나로 뮤지컬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또한 KOPIS 데이터를 활용한 ‘수요예측 모델’을 개발 중이다. 정인혜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정보팀장은 “KOPIS 데이터와 외부 공공·민간 데이터를 활용해 공연시설 및 기획제작사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공연일자, 공연장소, 출연진 등 다양한 변수에 따른 수요 예측 모델을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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