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렇게까지" 한샘, 대표 교체로 쇄신 노린다
IMM 경영에 적극 개입…13일 이사회 열고 김유진 신임대표 선임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가구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 한샘이 대표를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을 노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에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 본부장을 선임하기로 했다. 변경 사유는 김진태 대표이사의 사임에 따른 신규 선임이다.
이로써 김 대표는 지난해 1월 선임된 후 1년 반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한샘은 가구 업계 1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02년 '상장 이후 첫 적자'라는 오명을 얻었다. 올해 1분기에도 15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해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매출도 2조원대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한샘은 지난해부터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며 실적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 말 중국 '한샘장식법인'을 6년 만에 청산하며 사실상 중국 현지 리모델링 사업을 철수했다.
올해 초에는 7년간 추진해온 부산 공장·물류센터 확장 계획을 중단하고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부지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반환했다. 한샘은 부지를 매입하면서 285억원을 확보했다.
지난 2월에는 통합플랫폼 '한샘몰'을 론칭하며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해 혁신적인 리빙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한샘만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목소리도 지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샘도무스와 인스테리어 등 자회사 2곳에 대한 소규모 합병을 완료했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결합하려는 목적이었다.
업계는 이 같은 시도에도 별다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대표이사 교체라는 칼을 빼든 것으로 보고 있다. IMM PE는 이번 결정을 통해 한샘의 기업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IMM PE 측은"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기업가치 상승 과제를 이끌 리더로서 김 신임 대표가 적임자라고 판단하고 이번 인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IMM PE는 지난 2021년 롯데쇼핑과 공동으로 한샘을 인수했다. 당시 IMM PE는 인수 금액 1조4천500억원 가운데 7천500억원을 투입해 지분 27.7%를 확보했다.
인수 이후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IMM PE는 한샘 경영권을 주당 22만2천550원에 인수했는데 현재 주가는 4만원대다. 김진태 대표는 지난해 6월 주가가 10만원대를 회복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김유진 신임 대표는 2009년 IMM PE에 합류해 할리스와 레진코믹스 인수를 주도했다. 할리스커피 대표이사에 이어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김 신임 대표는 코로나로 인한 업황 악화로 적자 상태에 있던 에이블씨엔씨를 오퍼레이션 및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취임 1년 만에 흑자전환과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또한 국내를 넘어 북미,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탁월한 기업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MBA 학위를 받은 인재로 IMM PE의 다양한 포트폴리오 기업을 관리하며 기업 경영 능력을 쌓아 왔다.
IMM PE는 김 신임 대표가 IMM오퍼레이션즈본부장을 겸직하며 포트폴리오 기업인 한샘의 사업 내용과 전략 방향성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과 기업 가치 제고, 브랜드 경쟁력 상승 등 빠르게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샘은 기존의 경영 방침을 유지하며, 회사가 장기간의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위기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실적 개선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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