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 브레이크' 본드로우쇼바, 스비톨리나 꺾고 그랜드슬램 두 번째 결승행 [윔블던]

박성진 2023. 7. 14.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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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 (사진=GettyimagesKorea)

'조용한 언더독'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체코, 세계 42위)가 '워킹맘' 엘레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 세계 76위)를 꺾었다.

본드로우쇼바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테니스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윔블던 여자단식 4강 첫 번째 경기에서 스비톨리나에 6-3 6-3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리시브 게임 득점율 1위답게, 경기 중반 다섯 번의 브레이크를 연속으로 기록하며 스비톨리나의 멘탈을 박살냈다.

1세트 초반만 하더라도 백중세가 이어졌다. 2-2까지 서브 게임을 지킨 둘은 한 차례씩 브레이크를 주고 받으며 3-3,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스비톨리나의 서브권이었던 일곱 번째 게임이 분수령이었다. 스비톨리나는 다소 평범했던 3구 포핸드가 조금 길었다(0-15). 완벽한 찬스라고 생각하고 때린 3구 포핸드는 네트로 향했다(0-30). 백핸드 맞대결 중에도 네트를 넘기지 못했다(0-40). 본드로우쇼바는 다음 랠리에서 미끄러지며 넘어졌지만 다행히도 포인트만 내줬을 뿐,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15-40). 스비톨리나는 다음 3구마저도 베이스라인 밖으로 공을 보내며 결국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본드로우쇼바의 이날 경기 두 번째 브레이크였다.

본드로우쇼바는 이때 이후부터 경기력이 훨씬 좋아졌다. 각도 좋은 서브가 코트 구석으로 향하며 스비톨리나의 리시브를 어렵게 만들었다. 랠리 초반만 버티면 본드로우쇼바에 더욱 많은 기회가 생겼다. 조급해진 스비톨리나가 적당한 시점에 범실까지 해주니 금상첨화였다.

세 번째 브레이크와 함께 본드로우쇼바는 1세트를 잡아냈다(6-3).

2세트에서도 본드로우쇼바의 브레이크 타임은 계속됐다. 수비가 워낙 좋았다. 다섯 번째 브레이크는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다섯 번의 듀스가 이어졌다. 본드로우쇼바는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됐다. 탁월한 경기 운영으로 스비톨리나를 계속해 공략했다. 스비톨리나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계속해 실수했다. 

이 브레이크로 경기 격차는 4-0까지 벌어졌다.

본드로우쇼바는 이후 두 번의 서브게임을 연속으로 내주며 4-3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스비톨리나의 공격 스트로크는 계속해 미세하게 벗어났다. 공격 작업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추가적인 브레이크를 허용하며 5-3이 됐다. 스비톨리나는 끝까지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본드로우쇼바의 버티기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스비톨리나의 퍼스트 서브 정확도는 73%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개의 에이스도 기록하지 못했다. 서브 코스가 밋밋한 것도 있었지만, 본드로우쇼바가 어떻게든 스비톨리나의 첫 서브를 버텨내며 기회를 엿봤다. 그 결과 5연속 브레이크를 포함, 여섯 번의 브레이크에 성공할 수 있었다.

스비톨리나의 범실은 24개로, 25개를 기록한 본드로우쇼바에 비해 많았다. 하지만 위너 포인트는 9점 뿐이었다. 공격 마무리가 너무 좋지 않았던 스비톨리나였다. 

본드로우쇼바는 이번 대회 시드자들을 조용히 격파하며 4강까지 올랐다. 2회전 쿠데르메토바(러시아), 3회전 베키치(크로아티아), 4회전 보즈코바(체코), 8강 페굴라(미국) 등 본드로우쇼바가 2회전부터 상대했던 선수들은 모두 시드자였다. 그리고 와일드카드로 4강까지 올랐던 스비톨리나마저 꺾으며 생애 첫 윔블던 결승에 올랐다.

본드로우쇼바는 "처음 대진표를 봤을 때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드 선수들을 꺾으면서 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계속해 생겼다. 계속해서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테니스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년 왼쪽 손목 부상에 따른 수술로 윔블던을 결장했었던 본드로우쇼바는 2년 만의 윔블던 복귀전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더불어 2019년 프랑스오픈 준우승에 이어 4년 만에 그랜드슬램 결승 진출에도 성공했다.

본드로우쇼바의 라이브랭킹은 16위까지 뛰어 올랐다. 그녀의 종전 최고 랭킹은 14위였다.

비록 4강에서 윔블던 여정의 막을 내렸지만 스비톨리나는 이번 대회 가장 센세이셔널한 선수였다. 네 명의 그랜드슬래머를 격파하는 엄마 신드롬을 일으켰다. 모국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과 맞물려 또다른 이야기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스비톨리나의 라이크랭킹은 27위로, 이 랭킹만 유지한다면 US오픈에서는 시드까지 받을 수 있다.

본드로우쇼바는 온스 자베르(튀니지, 세계 6위)와 결승전을 갖는다. 상대전적은 3승 3패로 백중세다. 윔블던 여자단식 결승은 하루 휴식일을 취한 뒤, 15일로 예정됐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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