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서 잔금 못내요"…백기 든 오피스텔 수분양자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다음 달이 입주하는데, 잔금 못 내겠다는 주인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특히, 지난 2020~2021년 폭등기 때에 맞춰 분양권을 매수한 수요자들의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마지막 잔금 단계에서 포기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쪽 동네는 기존 분양가에서 기본 10%, 협상이 더 이뤄지면 많게는 20~25%까지 싸게 살 수 있어요."
1개 동, 350가구 규모의 이 오피스텔 역시 올해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더 이상 끌고 갈 수 없다. 잔금을 내기 어렵다"는 처지를 밝힌 분양권 소유자들이 수십 명에 달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본 10%에서 최대 20~25% 저렴한 가격에 매수 가능해"
기준금리 동결에도 여전히 부담 커…환금성·안전성 두루 살펴야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다음 달이 입주하는데, 잔금 못 내겠다는 주인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특히, 지난 2020~2021년 폭등기 때에 맞춰 분양권을 매수한 수요자들의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마지막 잔금 단계에서 포기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쪽 동네는 기존 분양가에서 기본 10%, 협상이 더 이뤄지면 많게는 20~25%까지 싸게 살 수 있어요."
분양가보다 싼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오피스텔 분양권이 강남권 시장에서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황금기 막차를 타고 고수익 임대수요를 겨냥해 오피스텔 분양에 나선 수요자들이 입주를 앞두고 백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 동결에도 이자 부담이 남아있고, 잔금까지 털어 넣은 후에는 꼼짝 못 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한 수분양자들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잔금을 치르기 전 팔겠다는 의사를 전하고 있다.
실제 내달 입주를 앞둔 강남구 역삼동 일원 2개 동, 130실 규모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30여 실이 분양가보다 낮은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가격대에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인근 R부동산 관계자는 "대부분이 잔금을 치러야 하는 시기를 앞두고 털고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며 "1개 실 이상을 보유한 사람들도 있는데, 현재 기존 분양가(투룸 기준 8억원)보다 15% 저렴한 가격대에 매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일원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새 오피스텔이 많다. 1개 동, 350가구 규모의 이 오피스텔 역시 올해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더 이상 끌고 갈 수 없다. 잔금을 내기 어렵다"는 처지를 밝힌 분양권 소유자들이 수십 명에 달한다.
이 오피스텔 시행사 관계자는 "원룸 기준 3~4억, 투룸 기준 7~8억원대에 분양됐다"며 "지금 공실의 경우 기본 10% 할인이 들어가고, 잔금을 앞두고 매도 의사를 밝힌 매물은 주인과 협의 하에 추가로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상 기조는 멈췄지만, 여전히 고금리로 인해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있어 잔금을 앞두고 빨리 털고 나가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상황이 급할수록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더 낮춰 팔겠다고 하는데, 강남권에서 곧 준공을 앞둔 오피스텔과 같은 주거상품 시행사들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을 고점에 매입해 잔금을 매듭지어야 하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업계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규제 지역이 큰 폭으로 해제, 전매제한이 사라졌고 이에 전반적으로 분양권 가격이 내려가면서 아파트로 옮겨가려는 움직임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매제한 해제로 서울 아파트 분양권이 쏟아지고 있다. 당연히 공급이 늘어나면 수요가 못 따라오는 상황에 가격도 하락하는 것"이라며 "특히,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잔금 고민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환금성이나 실거주 측면에서도 아파트가 훨씬 우수해, 선회하려는 매도자들도 수익형 부동산 마피 속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유상 경제만랩 연구원은 "부동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최근 기준금리도 동결됐지만 아직까진 높은 금리로 인해 일부 수익형 부동산(오피스텔, 생숙)에 대한 투자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준비 중이라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도권이나 서울 접근성이 좋아 환금성이 높은 곳을 위주로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머스크 스페이스X, 기업가치 350조원…1년 새 100조↑
- 19년 만에 돌아온 타이슨, 31세 어린 복서에게 판정패
- [지스타 2024] 30주년 맞은 넥슨, 67인조 풀밴드 오케스트라 공연 선보여
- 대만 타이베이, 설경 삿포로 제치고 겨울 여행지 1위
- 미국 검찰, '마진콜 사태' 한국계 빌 황에 징역 21년 구형
- 트럼프, 백악관 대변인에 '27세 레빗' 발탁…역대 최연소
- 한동훈 "민주당, 판사 겁박…'위증교사 형량' 무거울 것"
- '킥보드 가격' 유치원 교사, 주먹으로 11명 더 때렸다
- 우크라, 러시아 반격용 '살상 드론' 대량 투입 임박
- 尹 "러북 대응 한중 협력 기대"…시진핑 "평화적 해결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