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어오면 뺏기고… 배터리·전기차·반도체, 인재 쟁탈전

권유정 기자 2023. 7. 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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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이 신재생에너지,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인력 쟁탈전이 심화하고 있다.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전력, 석유화학, 조선 등 업계는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른 업종에서 인력을 끌어오는 신재생에너지업계는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산업으로 인력을 뺏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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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은 인력 공급이 수요 못 따라가

국내 주요 기업이 신재생에너지,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인력 쟁탈전이 심화하고 있다.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가 많은 데다 외국어 역량이나 해외 근무 조건까지 충족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적임자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평가다.

1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큐셀 부문은 대규모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미국 조지아주(州)에 25억달러(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기지 ‘솔라허브’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기계, 설비, 전기, 통신 분야의 인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달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태양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사업 규모를 키우면서 연구개발(R&D) 인력도 지난 3월부터 상시 채용하고 있다. 각 분야 설계나 연구개발 경험, 화학공학·신소재·나노화학·에너지 전공 박사 학위 이상 등이 필수 조건이다. 외국어가 가능하거나 일정 기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지원자는 우대한다.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전력, 석유화학, 조선 등 업계는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존보다 높은 연봉이나 좋은 복지를 내걸어 인력을 흡수하는 사례도 많지만, 자신의 경력이나 산업의 성장성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이직을 결정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신재생에너지업계는 최근의 인력난이 특정 산업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다른 업종에서 인력을 끌어오는 신재생에너지업계는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산업으로 인력을 뺏기기도 한다.

한화솔루션 고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은) 기존에 운영하던 공장의 생산 능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새 공장까지 조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력 채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도 인력 수급이 시장 성장 속도를 못 따라간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배터리 산업 전체 인력 부족률은 13.3%로 차세대반도체, 신금속, 차세대세라믹, 첨단화학, 하이테크섬유 등 5대 신산업 평균 인력 부족률 2.5%를 한참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 배터리 3사는 주요 경영진이 나서 인력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배터리 인재 채용을 위해 ‘BTC’(Battery Tech Conference) 행사를 열고 있다. SK온은 미국 스탠퍼드와 버클리대를 찾아 기업 설명회와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박사급 인력을 대상으로 ‘테크&커리어’ 포럼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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