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증권사 보고서들 “36% 오른다”… 실제는 -0.4%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종목 분석 보고서에서 ‘장밋빛’ 목표 주가를 제시했지만, 실제 주가 흐름은 전혀 딴판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작년 코스피200 구성 종목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보고서 5306건을 분석한 결과, 보고서들이 제시한 목표 주가는 보고서 발간 당시 주가보다 평균적으로 36.4% 높았다. 그런데 실제 6개월~1년 6개월 후인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을 집계해 봤더니 -0.4%가 나왔다.
오른다는 주가 전망과 달리 오히려 주가는 떨어진 것이다. ‘현 주가보다 40% 가까이 오른다’는 증권사 분석만 믿고 이 종목들을 샀다면, 실제론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런 분석 결과는 지난 5일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매수 리포트 일색’ 관행을 지적했을 때 참고 자료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통상 ‘증권사가 목표 주가를 올려잡을수록, 향후 주가도 오른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번 분석에 따르면, 이런 상관관계도 관측되지 않았다. 작년 보고서들의 목표 주가 괴리율(발간 당시 주가 대비 목표 주가)이 클수록 실제 수익률이 높은지 따져 봤더니, 두 변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값이 0.017로 나왔다. 통상 두 변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려면 이 값이 최소 0.2~0.3는 나와야 한다. 이번 분석을 맡은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목표 주가 괴리율과 수익률 간의 상관관계가 사실상 거의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매도 의견 보고서는 원래도 적었지만, 최근 들어 더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연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에 대한 매도 보고서는 2018년엔 23건(전체의 0.1%)이었는데, 작년엔 ‘제로(0)’가 됐다. 작년 한 해 코스피200지수는 26%나 떨어졌는데, 이 기간 “매도하라”는 경고를 보낸 보고서가 전무했다는 뜻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수 리포트만 나오는데, 그마저도 ‘엉터리 예측’에 그친다면 애널리스트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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