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STAR] 조규성 없는 전북...제대로 피어나는 송민규의 에이스 모드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조규성이 없는 전북 현대의 에이스 자리는 송민규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12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에서 대전하나시티즌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전북은 큰 전력을 잃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최전방을 책임져준 조규성이 덴마크 미트윌란으로 이적하면서 꿈에 그리던 유럽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도 조규성의 이적을 두고 "당연히 감독으로서 기분이 좋지 않다. 조규성을 대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다. 한국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선수는 유럽으로 가면서 야망을 이루는 것이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착잡한 심정이다"고 밝힌 바 있다.
K리그에서 최고의 전력이 가진 전북인데도 페트레스쿠 감독이 걱정한 이유는 현재 전북에 믿을만한 스트라이커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구스타보는 이번 시즌 18경기에서 단 1골을 터트리면서 부진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파 실바도 17경기 3골 1도움으로 만족할 수 있는 활약이 아니다.
유럽에서 돌아온 이동준도 아직까지 리그에서는 득점포가 없다. 한교원도 리그에서 단 1골에 그치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경기력이 아쉬웠어도,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어도 조규성의 존재는 그만큼 전북에 중요했다.
아직 이적시장이 열려있지만 현재로서는 조규성의 대체자를 외부에서 찾기란 어렵다. 국대급 스트라이커를 여름 이적시장에서 데려오는 건 매우 어렵다. 외국인 선수를 찾으려고 시도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전북은 외국인 쿼터 6자리(아시아 쿼터 1자리 포함)가 모두 꽉찬 상태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려면 선수 정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적시장 막바지라 시간이 촉박하다.
대전전에서 전북와 페트레스쿠 감독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준 선수가 바로 송민규였다. 전반 15분 슈팅으로 감을 잡은 송민규는 곧바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전반 19분 후방에서 길게 패스가 넘어오자 스피드와 힘으로 변준수와의 경합을 이겨낸 뒤 영리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현재 송민규의 컨디션이 얼마나 좋은지를 단번에 알 수 있는 득점 장면이었다.
송민규의 활약은 계속됐다. 전반 32분에는 우측에서 공을 받았다. 송민규는 시야가 확보되자 구스타보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했다. 구스타보가 넣어줘야 할 찬스였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전북이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송민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걸 배운 경기였다.
송민규는 2021시즌 도중 포항 스틸러스에서 이적한 뒤에 전북에서 좋은 활약을 '꾸준히'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본인 스스로 각성한 듯, 팀의 믿을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즌 초반 팬들에게 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고 있는 셈이다. 송민규는 2022 국제축궁녀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뛰지는 못했지만 세계적인 무대에서 뛰는 형들을 보며 배웠고, 이를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는 2023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월드컵에서 뛰지는 못했지만 밖에서도 간절함이 느껴졌다. (김)민재 형, (황)희찬이 형, (손)흥민이 형 등 모두가 크고 작은 부상이 있었지만 간절하게 뛰었다. 정말 많이 배웠다. 이제 전북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정말 간절하게 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민규의 간절함은 경기력으로 승화됐고, 이제는 전북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현재 전북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도 송민규다.
다만 전북 입장에서 걱정은 송민규의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이다. 송민규는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송민규는 지난 6월 중국 원정 당시에도 선발되면서 최종 선발로도 유력하다. 아시안게임에서 축구 종목은 9월 중순 개막해 10월 초에야 마무리된다. 송민규가 차출된다면 전북은 또 한번 큰 전력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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