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무대에 정해진 답은 없으니까"… '맨발의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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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목구비가 뚜렷한 동양인 외모인 독일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34)는 늘 얘깃거리를 몰고 다닌다.
트레이드마크인 '맨발 연주'가 그중 하나.
그러면서 "음표뿐 아니라 음표 사이의 멈춤도 연주에 포함되는 만큼 청중이 함께 음악을 완성했다고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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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목구비가 뚜렷한 동양인 외모인 독일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34)는 늘 얘깃거리를 몰고 다닌다. 트레이드마크인 '맨발 연주'가 그중 하나. 그는 약 15년 전 독일 수도원에서 처음 맨발로 연주한 뒤 모든 연주회에 맨발로 선다. 프란츠 리스트(1811~1886)가 썼던 높이가 낮게 설계된 옛 피아노로 연주하려니 하이힐을 신은 채 페달을 밟을 수 없어 선택한 궁여지책이었지만 당시 '극강의 편안함'을 경험한 후 연주회에 늘 맨발로 나선다.
사라 오트는 1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상임지휘자 출신의 크리스티안 라이프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12일 KBS교향악단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음악계가 너무 많은 규칙을 내세우는 것은 종교·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소통하게 해 주는 음악의 정체성에 위배된다"며 "하나의 규범으로 여겨지는 드레스 코드에서도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맨발 연주를 소명했다. 2021년 11월 KBS교향악단과의 협연에서 맨발 연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사라 오트는 이번에도 맨발로 무대에 선다.
사라 오트는 클래식 음악계가 현대 청중과의 공존을 위해 여러 규칙을 깰 필요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음악가로서 수많은 규칙과 함께 클래식 음악을 배워 왔지만 청중은 음악에서 자유를 느끼고 싶어 한다"며 "예술가는 사회와 격리된 사람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령 '악장 간 박수를 치지 말라'고 청중을 제지하기보다 관객이 자발적으로 연주자와 함께 악장 사이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연주자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에 그의 그런 고민이 반영됐다. 그는 "1악장 C단조에서 E장조이자 피아노 독주로 시작하는 2악장으로 넘어가는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며 "청중이 이 가파른 변화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1악장이 끝나고 2악장이 시작될 때까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움직임을 멈춰 달라고 지휘자에게 요청해 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표뿐 아니라 음표 사이의 멈춤도 연주에 포함되는 만큼 청중이 함께 음악을 완성했다고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4세 때 피아노 연주를 시작해 이듬해 첫 연주회를 여는 등 예술 영재로 이름을 알린 사라 오트는 2008년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을 하고 베를린필하모닉 등 세계 최고의 악단과 협연해 왔다. 그러던 중 2019년 2월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시력 저하, 팔다리 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난치성 질환인 다발성 경화증(MS) 진단을 받았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밝혀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그는 연주회를 다소 줄였지만 2021년 열 번째 앨범 '에코 오브 라이프'를 발매하고 해외 투어를 갖는 등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사라 오트는 "지금은 현대 첨단 의학 기술 덕분에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청중의 열혈 팬"이라며 "한국에서 정기적으로 연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국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고, 작년에는 협연자로 참여하기로 했던 파리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이 취소돼 슬펐어요. 이번에는 일정이 빠듯하지만 좋아하는 잡채라도 즐겨야죠.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리사이틀도 열고 싶어요."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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