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오마주...베끼기냐, 존경이냐 끊이지 않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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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아이즈원 출신의 솔로 가수 최예나(24)는 지난달 신곡 '헤이트 로드리고'를 발매한 이틀 뒤 뮤직 비디오를 급작스럽게 비공개로 전환했다.
뮤직비디오 일부에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기 때문.
그러나 뮤직비디오 중 로드리고의 음반·사진 등이 노출된 장면 일부가 문제가 됐다.
존경하는 아티스트의 영향을 받아 그의 원작을 거의 그대로 표현하는 오마주는 특성상 저작권 침해 및 표절과 한 끗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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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활용하며 뮤비 재해석한 (여자)아이들, BTS는 호평
"동시대 가수 오마주는 지양... 모방 이상의 '재해석' 필요"
그룹 아이즈원 출신의 솔로 가수 최예나(24)는 지난달 신곡 ‘헤이트 로드리고’를 발매한 이틀 뒤 뮤직 비디오를 급작스럽게 비공개로 전환했다. 뮤직비디오 일부에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기 때문.
‘헤이트 로드리고’는 최예나가 미국의 팝스타인 올리비아 로드리고(20)에 대한 동경을 표시하며 발표한 일종의 ‘오마주’다. 그러나 뮤직비디오 중 로드리고의 음반·사진 등이 노출된 장면 일부가 문제가 됐다. 저작권 문제뿐 아니라 로드리고의 분장과 콘셉트까지 모방한 모습을 보여주며 논란이 커졌다. 오마주를 가장한 '베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존경하는 아티스트의 영향을 받아 그의 원작을 거의 그대로 표현하는 오마주는 특성상 저작권 침해 및 표절과 한 끗 차이다.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
표절 논란 휘말린 현아, 오마주로 성공한 (여자)아이들
2014년 가수 현아가 발표한 신곡 '어디부터 어디까지'는 가사 일부인 "반대라서 더 끌리나 나와 다르니까. 이게 날 더 사로잡나 처음 본 거니까"에 대해 표절 의혹이 불거졌다. 그룹 god 곡 '반대가 끌리는 이유'의 가사와 한 글자를 제외하고 동일했기 때문이다. 현아는 “오마주 차원에서 작사를 했지만 사전에 관련된 분들께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해명했고 결국 음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해외에서도 오마주와 표절을 둘러싼 논란은 종종 불거진다. 레이디 가가의 대표곡 '본 디스 웨이'는 2012년 발매 당시 마돈나의 1989년 히트곡 '익스프레스 유어셀프'와 비슷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레이디 가가는 "마돈나를 존경한다"며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물론 K팝 시장에선 적절한 오마주로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 (여자)아이들은 지난해 10월 ‘누드’를 발매하면서 마릴린 먼로에 대한 오마주로 콘셉트를 설정했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7년만의 외출’ 등 먼로의 대표작 일부를 뮤직비디오에서 재현했고, 멤버들 전원이 금발로 스타일링해 그의 외양을 복사하다시피 했다. 그런데도 표절 논란이 불거지지 않은 이유는 이들이 단순히 먼로의 모습을 재현한 데서 그친 게 아니라, 여성 연예인에 대한 외설적 시선을 꾸짖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앞서 방탄소년단(BTS)이 2019년 발매한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 역시 걸작으로 꼽히는 뮤지컬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 속의 극장 배경과 탭댄스 장면 등 여러 요소를 적절히 차용하며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두 사례 모두 오마주계의 고전으로 꼽히는 1950~1960년대 배우와 작품을 선택했고, 자신들만의 메시지를 투영해 저작권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동시대 아티스트 오마주는 지양... ‘재해석’ 여부가 중요
같은 시대에 활동하는 아티스트를 오마주한다고 해서 무조건 저작권·표절 문제에 휘말린다고 볼 순 없다. 오마주와 베끼기를 분별하는 건 자기만의 재해석이 들어갔는지 여부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원작과 구분되는 자기 작품만의 개성이 무엇인지 충분히 고민한 흔적 없이 원작의 명성에 묻어가려는 것처럼 보일 때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가수의 재해석이 들어갔느냐가 중요하고, 재해석이 들어가야 존경을 표하는 진정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현역 아티스트의 콘셉트나 음악이 좋다는 이유로 오마주하는 일은 베끼기와 구분하기 어려워 오히려 지양되는 일”이라며 “그럼에도 오마주를 해야겠다면 모방 이상의 명확한 명분이 있어야 비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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