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 한다고 환자들 위험에 빠뜨리다니, 의료인 맞는가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가 13일 총파업을 시작하면서 상당수 의료기관이 수술을 연기하거나 환자를 옮기는 등 의료계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파업에는 전국 20곳 정도의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145개 의료기관, 4만여 명의 간호사·의료기사 등이 참여했다고 한다.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은 지난 2004년 이후 19년 만이다.
노조는 “인력 부족, 필수의료·공공의료 붕괴 위기를 알리기 위한 파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의료 붕괴를 부른 것은 노조였다. 부산대병원·한양대병원 등은 미리 13~14일 예정인 수술 일정을 연기하고 입원 환자를 퇴원시키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조치를 했다. 갑작스러운 수술 취소 등으로 상태가 나빠졌을 중증 환자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응급의료는 차질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서울에서 유일하게 외상센터를 운영하는 국립중앙의료원 등은 119종합상황실 등에 ‘환자 이송 자제’를 요청했다. 웬만하면 119 환자도 오지 말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병원에 몰리면서 전국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졌다.
의료 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 직종별 업무 범위 명확화 등은 노조가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도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이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의료인들이 환자를 버리고 서울 도심 대로를 막은 채 파업 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도심은 마비 상태였다. 폭우도 겹쳐 시민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런 파업이 어떻게 국민 공감을 얻겠나. 더구나 이번 파업은 민주노총 정치 파업에 장단을 맞추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정치 한다고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다니 이들이 의료인이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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