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함께 떠나요! 세계지리 여행]‘톡’쏘는 매력의 코카콜라, 어떻게 전 세계를 사로잡았을까?

안민호 마포중 교사 2023. 7. 1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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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가 소화제로 개발한 콜라, 초창기에는 코카인 성분 함유
만들기 쉽게 원액 형태로 유통, 전 세계로 판매망 넓히며 인기
국경 없는 ‘초국적 기업’으로 성장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공산국가 북한-쿠바엔 진출 못해
11일은 초복이었습니다. 초복과 중복 그리고 말복을 삼복더위라고 합니다. 조상들은 이때 삼계탕 등의 보양식을 먹으며 더위를 달랬습니다.

닭으로 대표되는 전통 요리가 삼계탕이라면, 현대 요리는 치킨입니다. 치킨에는 빼놓을 수 없는 ‘보완재’가 있습니다. 바로 콜라입니다. 검은색의 달달한 물에 톡 쏘는 탄산이 가미되어 청량감을 주는 콜라를 마시고 있자면 가히 ‘신의 음료’라는 찬사가 절로 나옵니다. 오늘의 세계 지리 이야기는 모든 콜라류의 대표 격인 ‘코카콜라’가 어떤 과정을 통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보틀링 방식으로 美 시장 장악

1886년 미국의 약사였던 존 펨버턴은 탄산수에 코카나무 잎의 추출물과 설탕 등을 넣고 소화제를 하나 개발합니다. 이것이 코카콜라의 시작입니다. 코카콜라라는 명칭은 코카콜라에 들어간 코카나무 잎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코카나무 잎을 정제하면 나오는 물질은 고대로부터 마취제로 쓰이다 현대에는 마약으로 분류되는 코카인입니다.

그렇다면 코카콜라에는 마약인 코카인이 들어 있을까요? 과거의 코카콜라에는 코카인 성분이 들어 있었지만, 현대에는 코카인 성분을 모두 제거하였으므로 안심해도 됩니다. 다만 맛과 풍미를 위해 각성제인 카페인을 넣어서 많이 마시면 불면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화제로 개발되었지만, 오늘날엔 글로벌 음료로 변신한 코카콜라는 어떻게 전 세계로 퍼져 나갔을까요?

코카콜라가 처음부터 잘나갔던 것은 아닙니다. 미국 애틀랜타를 시작으로 코카콜라의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경영진은 코카콜라 판매망을 미국 전역으로 확장하고 싶었습니다. 그때 도입된 사업 방식이 보틀링 방식입니다. 보틀(bottle)은 병을 뜻하는 영어인데요. 보틀링 방식은 코카콜라 본사가 완제품 콜라를 직접 제조해서 각 지역에 배송 및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마다 코카콜라를 제조 및 판매할 업체를 보틀링 사업자로 선정합니다. 그 후 코카콜라 본사가 콜라 ‘원액’만 각 보틀링 업체에 제공하면 지역별 보틀링 업체들이 콜라 원액과 탄산, 물을 섞어 병에 담아 완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보틀링 방식 덕분에 코카콜라는 본사가 직접 콜라 완제품을 만들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이 생산될 수 있었고, 금세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갑니다. 그러다 1928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올림픽이 열립니다. 코카콜라는 이 올림픽을 기회로 삼아 세계인에게 코카콜라를 선보입니다. 2년 뒤인 1930년엔 우루과이에서 제1회 FIFA 월드컵이 열리고 코카콜라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1968년 첫 진출을 시작으로 보틀링 사업자가 몇 번 바뀌며 현재까지 55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 다른 국가엔 ‘미국의 상징’

코카콜라는 미국의 지리적 영향력과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표 상품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 200개가 넘는 국가 중 코카콜라가 공식적으로 진출하지 못한 국가는 단 2곳뿐입니다. 북한과 쿠바입니다. 이들 나라엔 코카콜라가 미국의 상징 그 자체이기 때문에 코카콜라 진출을 허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가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중국인들의 코카콜라 사랑은 엄청납니다. 중국 콜라 시장의 70% 이상을 코카콜라가 점유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의 상징색인 붉은색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색깔이기도 하거니와 코카콜라가 중국에 진출하며 지은 중국식 이름인 ‘커커우커러(可口可樂·입에도 맞고 즐겁기까지 하다)’가 상표에도 의미를 담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기호를 딱 맞췄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카콜라가 끝내 정복하지 못한 시장이 있으니 바로 라틴아메리카의 페루입니다. 페루는 고대 잉카 문명이 자리 잡았던 곳인데요. 잉카 문명 공중도시 마추픽추가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 페루에는 잉카콜라라는 국민 음료가 있습니다. 이곳에 코카콜라가 도전장을 내밉니다. 어느 나라에서건 압도적인 자본으로 탄산음료 시장 1위를 차지했던 코카콜라는 페루 시장에서의 1위를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코카콜라의 진출을 ‘미국의 경제적 침략’으로 인식한 페루 국민들과 잉카콜라의 애국심 마케팅으로 코카콜라는 애를 먹게 됩니다.

결국 잉카콜라를 이기지 못하고 패배를 선언한 코카콜라가 선택한 결정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막강한 자본력으로 잉카콜라를 인수해 버리는 결정을 합니다. 코카콜라의 공격을 방어한 잉카콜라도 대단하지만 결국 잉카콜라 그 자체를 사버린 코카콜라도 대단합니다.

● 초국적 기업이 국가의 경쟁력

코카콜라는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지만 전 세계에 제품을 판매합니다. 이처럼 여러 국가에 걸쳐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며 판매하는 기업을 다국적 기업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다국적 기업은 기술 연구, 금융 투자, 마케팅 전략 개발 등 중요 기능을 기업이 시작된 국가인 모국(mother nation)에 두지만, 오늘날엔 중요 기능조차 모국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에 수평적으로 분산시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를 다국적 기업과 구분하여 초국적 기업이라 부르며 코카콜라 역시 초국적 기업으로 분류됩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부터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현대차 등도 모두 초국적 기업입니다. 국경의 개념이 희박한 초국적 기업도 본사는 보통 모국에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초국적 기업의 본사가 국가에 몇 개나 자리 잡고 있는지가 그 국가의 위상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포브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100대 기업 중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은 38개입니다.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은 15개입니다. 일본은 6개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단 1개입니다.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더욱 분발해야 할 이유입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갈 길이 멉니다. 그리고 우리의 갈 길은 바로 여러분에게 달렸습니다.

안민호 마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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