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한반도 고인류, 어디서 왔는가 外
# 한반도 고인류, 어디서 왔는가
인류의 진화- 이상희 지음 /동아시아 /1만6000원
한국인 최초 고인류학 박사로, 세계 발굴 현장을 누비며 고인류 화석을 연구하는 이상희 교수가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고인류는 어디에서 왔는지 과학으로 답한다. 이 책은 새로운 연구와 가설을 소개하며, 인류의 역사와 진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최신 고인류학 연구와 발견을 통해 인류 기원과 진화 과정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아프리카에서 한반도까지, 우리가 우리로 되어 온 여정을 설명한다. 한반도 고인류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 뿌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놓칠 수 없는 내용이다.
# 운전 연수 중 만난 이상한 강사
연수- 장류진 소설집 /창비 /1만6800원
젊은작가상 수상 등으로 주목받는 작가 장류진의 두 번째 소설집. 표제작 ‘연수’는 운전 공포증을 앓는 주연이 운전연수를 받는 이야기다. 작달막한 단발머리 아주머니 강사는 실력은 뛰어나지만, 초면에 주연의 자녀계획까지 세워버릴 만큼 거침없고 무례하다, 마음이 차갑게 식은 주연과 강사와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장면들은 따뜻한 공감을 자아낸다. 작은 방송사 인턴의 올림픽 취재기 ‘동계올림픽’, 로드바이크 동호회에서 벌어지는 시트콤 같은 이야기 ‘라이딩 크루’ 등 우리 삶과 닮은 이야기 6편을 수록했다.
# 도시의 삶 치유하는 귀향 생활
낮술은 너무 슬퍼서- 안원찬 시집 /시인동네 /1만원
‘시 캐는 농부’로 알려진 안원찬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2004년 시집 ‘지금 그곳은 정전이 아니다’를 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06년 ‘오늘의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인은 사십 년 도회지 생활 후 고향 홍천으로 돌아왔다. 그 마음을 담은 시 ‘시 캐는 농부’는 이런 구절로 시작한다. “잿빛 소음 가득한 도심의 한복판에서/ 다 된 밥그릇 받아들고 강원도 홍천으로 귀향/ 겨울 볕 바르고 바람 얌전히 쉬어가는/ 봉화산 자락에 터 잡은 지 9년” 그의 시작은 도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행위이자 고향과의 관계 회복이다.
# 일상생활서 수학과의 접점찾기
누가 수학 좀 대신 해 줬으면!- 고호관 지음 /사이언스북스 /1만6500원
한국의 유일한 수학 잡지 ‘수학동아’ 편집장을 지낸 뒤 SF 작가, 번역가로 활약 중인 고호관의 수학 에세이. 저자는 수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수많은 수학자와 ‘수학 덕후’를 취재하고 기사를 써 와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데 도가 텄다. 일상생활에서 수학과의 접점을 찾는다. 뉴스를 보면서 수학을 떠올리고, 휴식을 취할 때에도 수학과 연결한다. 그가 떠올리는 수학은 어렵고 복잡한 개념이나 공식이 아니다. ‘수학은 나만 어려운 게 아냐’ ‘수학하는 인간, 숫자 세는 동물’ 등 글 제목이 수포자들을 유혹한다.
# 기후변화에 맞춰 진화한 생물
허리케인 도마뱀과 플라스틱 오징어- 소어 핸슨 지음 /조은영 옮김 /위즈덤하우스 /1만8500원
카리브해의 아놀도마뱀은 빈번해지고 강력해지는 허리케인에서 살아남고자 앞다리는 길게, 뒷다리는 짧게, 발가락 패드는 크게 진화했다. 이제는 나뭇가지를 붙잡고 강풍을 흘려보낸다. 캘리포니아만의 훔볼트오징어는 대왕오징어로 불릴 만큼 컸으나, 해양 열파에 맞서 다른 종으로 보일 만큼 작아지고 기존보다 절반만 사는 극단적 변화를 택했다. 나무도 쾌적온도를 찾아 새를 이용한 종자의 운송 방식으로 이동 중이다. 형태와 크기, 먹이와 서식지, 성격과 유전자까지 바꾸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생물 이야기.
# 테러·건물 붕괴 등 재난 대응법
악마는 잠들지 않는다- 줄리엣 카이엠 지음 /김효석 이승배 류종기 옮김 /민음사 /1만8000원
“위기 자체는 막을 수 없다, 그러나 그 피해와 손실을 최소화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미국 국가 안보 제일선에서 활약했으며 재난 대응과 위험 관리 분야 전문가 줄리엣 카이엠이 일상화된 재난 시대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내놓는다.
산불과 쓰나미, 지진, 전염병, 테러, 항공기 추락, 건물 붕괴 등 위험은 모습을 바꿔 찾아온다. 저자는 과거의 각종 위기 사례를 분석하여, 재난에 대비하는 실용적 교훈을 도출했다.
한국어판에는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며 재난·안전·위험 관리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번역자들이 참여해 전문성을 더했다.
# 새로 각색된 ‘잠자는 숲속 공주’
깨어 있는 숲속의 공주- 리베카 솔닛 글 /아서 래컴 그림 /홍한별 옮김 /반비 /1만7000원
“백 년 동안 잠만 잔 사람 이야기를 한다는 게 이상하지 않니? 깨어 있던 사람 이야기를 해야지.”
예술평론과 문화비평 등 다양한 저술로 주목받는 작가이자 역사가인 리베카 솔닛의 두 번째 이야기책. 잠자는 공주 아이다, 아이다의 자매인 ‘깨어 있는’ 공주 마야, 러시아 민담 ‘불새’에서 착안한 소년 아틀라스가 주인공이다. 잠자는 공주는 왕자를 기다리며 잠만 자는 수동적 상태에서 탈피해 활동적인 꿈 생활을 경험하고, 역경을 헤쳐 나간다. 아서 래컴의 1920년 작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오리지널 실루엣 일러스트도 새롭게 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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