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93세 워런 버핏과 13세 주주

손진석 위클리비즈 편집장 2023. 7. 1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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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노익장 과시하는 ‘투자의 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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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AP 연합뉴스

지난 5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예년처럼 93세의 워런 버핏 회장이 4만명 가까운 주주들 앞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10대 주주도 여럿 있었는데요. 다프네라는 13살 소녀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중국과 중동에서 탈달러화를 시도하는데요. 달러가 더 이상 기축통화가 아닌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을까요?” 나이에 비해 질문 수준이 높아 장내에 박수가 터집니다.

버핏 회장은 “우리가 기축통화이고 다른 통화가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은 전혀 안 보인다”고 답합니다. 그렇지만 통화량을 지나치게 늘리는 정책은 미국 경제와 달러에 위험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미국이 (달러 찍어내기를) 하기는 쉽지만 너무 많이 하면 요정 지니가 램프에서 나오고 난 후에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 뒷감당이 어렵다는 얘기죠.

버핏 회장은 시계를 되감습니다. 그는 “(2차 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6년 1월에 물가 상승률이 1% 정도였던 것 같지만 그해 연말에는 15%에 이르렀던 것 같다”고 합니다. 전쟁을 치르는 동안 돈을 너무 많이 찍어낸 후폭풍을 이야기한 겁니다. 즉석에서 77년 전 경제 지표를 꺼내고 그걸 활용해 자신보다 80살이나 어린 소녀에게 지혜를 전달하다니 정말 시대의 거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날 5시간에 걸쳐 쏟아진 48개의 질문을 버핏 회장은 거뜬히 소화했습니다. 이번 주주총회에 앞서 론 올슨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는 “경영진 세대교체가 임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곧 그레그가 (버크셔 해서웨이를) 맡을 거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후계자로 정해진 그레그 아벨 비보험 부문 부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으려면 아직 멀었다는 이야기죠.

이번 주에는 80대에도 은퇴하지 않고 일하는 장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커버 스토리로 만들었습니다. 치열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오늘도 불철주야 달리고 있는 어른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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