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높은 기대가 학업 성취도 높인다
자신이 만든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피그말리온의 마음에 감동한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그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줬다는 그리스 신화가 있다. 여기서 유래한 피그말리온 효과는 다른 누군가의 높은 기대에 부응해 높은 성취를 이뤄 내는 현상을 말한다.
흥미로운 실험을 한 가지 소개하겠다.
연구자들은 몇몇 학생에게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성취도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거짓 정보를 줬다. 사실 이 정보는 거짓이며 무작위로 학생들을 지목했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된 학생들은 그해 성적이 더 많이 향상됐고 학생이 어릴수록 더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7~8세 학생은 언어영역의 점수가 평균 10점 이상 상승했다. 특히 남학생들은 언어영역, 여학생들은 추론영역에서 뚜렷한 상승이 관찰됐다. 이는 후천적 지능인 결정형 지능이 개발된 것으로 타고난 유동형 지능이 아닌 학습과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지능이다. 결정형 지능은 나이에 상관없이 꾸준하게 개발이 가능하며 조력자의 적절한 개입이 있다면 얼마든지 높은 상승이 가능하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 한다. 뇌는 환경과 경험, 문화, 교육에 따라 변한다는 의미다. 타고난 지능지수를 이기는 것이 결정형 지능이며 이 지능은 후천적인 노력과 적절한 개입을 통해 큰 상승이 가능하다.
모든 아이에게 높은 기대를 갖게 하고 그 기대를 달성하는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이 필자가 늘 주장하는 학습코치의 역할이다. 아이에 대해 학습적으로 발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면 아이들은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하고 실제로 큰 발전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신 5등급의 학생을 꾸준한 상담과 코칭을 통해 학습 동기를 높여줬고 격려적 피드백을 줌으로써 학생의 학습실천을 도왔다. 단기간에 드라마틱한 성적 상승은 현 수능 체제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학생을 지켜보며 지도한 결과 재수를 통해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실제로 일반고 5등급 학생이 재수를 통해 서울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학생의 잠재력과 장점을 적극 활용한 학습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 학생에게 ‘너를 믿고 있으며 넌 잘해낼 것’이라는 지속적인 기대를 보여줌으로써 학생은 주도적으로 공부하게 됐고 높은 학업 성취를 이뤄냈다.
12년 긴 입시에서 학부모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고 중요하다. 학습적인 직접 개입보다는 조력자로서 이러한 효과를 적절히 활용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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