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정당 두 대표, 경기도의회 도민의짐 당이다
좀 그만 싸울 수 없나. 대화와 타협의 여지는 없나. 정당 대표 자리가 뭐라고.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내홍이 또 불거지고 있다. 11일 새로운 대표에 김정호 의원을 선출했다. 초선인 김 의원은 그동안 국민의힘 정상화추진위원회에서 대표 의원 직무대행을 맡아 왔다. 곽미숙 대표의원의 자격 논란으로 출범한 비상 기구다. 이번 투표에는 78명의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53명이 참여했다. 단독 출마한 김 의원이 찬성 42표를 얻었다. 반대 9표, 기권 2표였다. 절차상 문제 삼을 소지는 없다. 임기 1년이 정상적으로 시작됐다.
대표의원으로서의 포부도 밝혔다. “대표단을 형평성에 맞게 구성하고 재선·삼선 의원님들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총선 승리를 위한 TF를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하반기 의장을 ‘되찾아오겠다’는 약속도 했다. 다 좋은데 사무실이 이상하다. 대표의원실이 있는데 이를 사용하지 못한다. 회의실에 임시 대표의원실을 차렸다. 12일 오후 의원들과의 회의도 이 임시 회의실에서 했다. 원 대표의원실에는 또 다른 대표가 있다.
곽미숙 ‘대표의원’이다. 정상화추진위원회 출범의 기본 취지는 곽미숙 체제 부정이다. ‘곽 대표’를 선출한 지난해 6월 투표가 위법하다고 주장해 왔다. 여기에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직무가 정지됐다. 본안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곽 대표’는 본안 소송이 나와야 법적 판단이 끝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김 대표 선출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부당하다”는 내용의 입장문까지 발표했다.
길게 보면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지는 싸움이다. 그 1년 중에 1년을 싸웠다. 그 끝자락에 ‘대표’가 두 명인 정당이 된 것이다. 백번을 양보해 그동안 싸움은 집안 잡음이었다고 치자. 이제부터는 아니다. 도민 앞에 두 동강 난 모습을 적나라하게 내보이게 됐다. 안 그래도 의석수가 78 대 78로 같다. 한목소리를 내도 버거운 구도다. 이런 때 대표직 싸움으로 무기력을 초래했다. 도지사가 야당 대우 안 한다고 뭐라 했다. 도지사실 농성도 있었다.
그런 불만 얘기할 자격 있나. 이젠 대표성마저 모호해졌다. 도지사가 ‘대화 상대 없다’고 문 닫아 걸어도 할 말 없게 됐다. 도민의 짐이다. 김정호 대표와 곽미숙 대표에게 주문한다. 대화라도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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