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제 산적한 노후 산업단지, 애물단지로 방치 안 된다

경기일보 2023. 7. 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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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제 발전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해온 전국의 산업단지가 크게 노후화됐다. 낙후된 시설로 인해 어떤 산업단지는 이번 ‘극단적 폭우’에 물난리를 겪고 있다. 낡은 산업단지는 급속히 변화하는 산업 생태계를 따라가지 못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 애물단지가 돼버렸다.

산업단지는 국가산업단지·일반산업단지·도시첨단산업단지·농공단지 등 4가지로 나뉜다. 20년 넘은 산업단지는 ‘노후 산단’으로 분류되는데 전국에 470여개나 된다. 경기도에도 192개의 산업단지가 있다. 그중 48개가 노후 산단이다. 안성시가 13개로 가장 많고 이어 평택 8개, 파주 7개, 화성 4개, 김포·양주 각각 3개 등이다. 인천에도 16개의 산단이 있는데 남동국가산업단지와 부평·주안한국수출국가산업단지가 대표적 노후 산단이다.

이들 노후 산업단지는 시설 낙후 등 인프라 부족, 청년층 기피, 생산성 및 효율성 둔화 등의 공통 문제를 안고 있다. 노후 산단의 문제는 얽히고설켜 있다. 인프라와 시설 노후화는 청년층 기피 현상으로 인력난을 유발하고, 오래된 시설 탓에 생산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도내 대표적인 노후 산단인 반월시화산업단지는 전체 근로자 중 청년층(15~34세) 비중이 12.6%다. 젊은 근로자가 부족한 자리를 중장년층과 외국인 인력이 메우고 있다. 인천의 남동국가산단과 부평·주안한국수출산단도 문화·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청년층에 외면 당하고 있다. 남동산단은 일일 불법주차 대수가 1만여대에 육박할 정도로 주차난이 심각하다.

산단의 노후화로 성장성도 떨어지고 있다. 경기연구원의 ‘경기도산업단지 생산성 및 효율성 분석’에 따르면 노후 산단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기술 수준이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2014~2017년 도내 산단의 생산량 증감률은 평균 3.4%였지만 2018~2021년에는 1.6%로 감소했다.

산업단지는 공장이 모여 있어 밀도가 높다는 게 장점이지만, 시설이 낙후되고 각종 편의시설이 부족하면 청년층을 끌어들이기 어렵다. 청년들이 들어오지 않는 산단은 쇠락할 수밖에 없다. 노후 산단을 활성화시키려면 인프라 개선, 산업 재구조화, 규제 완화, 적극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부분적으로 빈 공장 등을 새로운 복합형 산업시설로 탈바꿈시킬 필요도 있다.

이를 산업단지 내 공장들이 하기는 어렵다.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 공적 자금만으로는 구조 고도화 등 리모델링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 투자 활성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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