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급변하는 웹툰산업과 비즈니스모델
2000년대 초 네오위즈의 인터넷 채팅서비스 '세이클럽'은 전 세계 최초로 아바타 아이템을 판매했다. 이후 게임산업에서 디지털 아이템 판매 비즈니스모델이 크게 진화해 부분유료화 모델이 나타났고 이 모델은 웹툰산업이 성장하는 데도 크나큰 공헌을 했다. 이제 웹툰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의 독창적인 콘텐츠로 한류열풍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웹툰산업이 글로벌 환경에서 급변하는데 디지털 콘텐츠 비즈니스모델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웹툰 콘텐츠가 영상화하면서 넷플릭스와 같은 OTT가 웹툰 기반 콘텐츠를 전 세계에 유통하고 애플,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웹툰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국내 웹툰산업은 네이버 웹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레진 등과 같은 웹툰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구조다. 디지털 콘텐츠가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면서 국내 콘텐츠기업들은 해외기업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하게 됐다. 넷플릭스는 웹툰의 원천 IP를 활용해 드라마나 영화로 영상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내맞선' '이태원 클라쓰'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등이 그 좋은 예다.
그뿐만 아니라 애플,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들이 웹툰시장에 진입했다. 애플은 일본 애플북스에 '세로로 읽는 만화' 메뉴를 신설하고 한국 웹툰 제작사와 제휴해 웹툰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아마존 역시 일본에서 국내업체의 콘텐츠로 '아마존 플립툰'이라는 일본어 웹툰서비스를 시작했다.
글로벌 플랫폼은 콘텐츠 유통을 통해 많은 수익을 챙긴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이 유통되면서 애플과 구글은 앱마켓 운영으로 30%에 달하는 수수료 수입을 거두게 됐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 인기를 끌어 명성을 얻었으나 제작사에 러닝개런티를 추가로 주지 않는 계약관행으로 국내 제작사들은 넷플릭스의 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할 우려를 안겨줬다.
영상화를 통해 웹툰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콘텐츠 플랫폼은 범위의 경제관점에서 콘텐츠를 한 번 제작해 다양한 형태로 판매하는, 이른바 원소스멀티유스(OSMU) 전략을 택한다. 웹툰, 영상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거래비용 관점상 시장거래보다 M&A로 내부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가령 웹툰 플랫폼의 영상제작사 인수가 대표적 사례다.
동시에 글로벌 플랫폼들은 웹툰 IP를 통해 오리지널 영상콘텐츠를 독점, 확보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선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콘텐츠 플랫폼들이 웹툰 IP를 확보하고 영상화 부가사업을 증대하면서 해외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적극적 투자와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하다.
또한 기술적으로 챗GPT, 달리(Dall-e)와 같은 생성형 AI들이 출현하면서 웹툰산업의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걱정도 크다. 초보기술자들도 명령어와 마우스 클릭만으로 웹툰을 제작, 상업화할 수 있게 됐다. 생성형 AI가 이미지를 만들기 전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 이슈도 불거진다. 다른 한편 생성형 AI 기술이 도입돼 웹툰작가의 업무량 이슈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보통 웹툰작가는 주당 70~90컷을 그리는데 하루평균 10.5시간, 주 평균 5.8일을 작품활동에 쓰고 있어 작업과 휴식시간이 부족한 편이다.
네이버 웹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레진 등 주요 웹툰 플랫폼은 아직 IPO(기업공개)를 하지 않은 상태다. IPO는 자본조달뿐만 아니라 인지도 상승을 통한 잠재고객 마케팅, 인재확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요 웹툰 플랫폼들은 IPO를 통해 재무적, 기술적 역량을 확충할 뿐 아니라 회사 인지도를 높여 주요 인재들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래서 국내 주식시장 상장이나 더 나가 미국이나 일본 현지에서 IPO를 추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지금은 급변하는 웹툰산업에서 콘텐츠 플랫폼의 비즈니스모델 변화와 그에 따른 전략적 결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 서울대 AI연구원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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