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재영]주말까지 최대 400mm 물폭탄… ‘극한호우’ 문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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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이 13일 한반도에 상륙해 밤새 많은 비를 뿌렸다.
주말까지 최대 400mm의 비가 내릴 전망이라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하늘이 뚫린 듯 단시간에 쏟아진 물폭탄에 침수, 붕괴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11일 서울 구로구, 영등포구, 동작구 일대에서 처음으로 전송됐던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의 알림음이 또 울릴 수 있어 귀를 쫑긋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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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극한호우 개념을 도입한 것은 지난해 8월 서울에서 1시간에 140mm의 물폭탄이 쏟아진 게 계기가 됐다. 단시간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폭우에 대비할 필요가 생겼다. 기상청은 그동안 시간당 30mm 이상의 비를 ‘매우 강한 비’로 통칭했다. 기상특보의 기준은 호우다. ‘강우량이 3시간 90mm 이상 또는 12시간 180mm 이상 예상될 때’ 호우경보를 발령한다. ‘집중호우’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공식 용어는 아니다. 1950년대 일본 언론에서 사용하기 시작됐는데, 이젠 기상청도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 됐다.
▷재난문자를 받아 본 일부 주민들은 “이미 비가 퍼붓고 있는데 뒷북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많은 비가 내릴 거라고 알리는 기존의 호우특보와 다르다. 비가 많이 내렸으니 침수 등 피해에 대비하고 위험지역에 있으면 즉각 대피하라는 경고다. 만약 지난해 8월 서울 반지하 침수 참사 때 이런 체계가 있었다면 구조 신고가 있기 20분 전 문자가 전달될 수 있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최근 지구 전체가 극한호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10일 일본 규슈(九州) 지역에서 하루에 400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최소 5명이 숨졌다. 미국 버몬트주에선 최근 한 달 치 내린 만큼의 비가 하루 새 쏟아졌다. 뉴욕주에서는 1000년에 한 번 내릴 확률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크다. 지구 평균기온은 이달 3일부터 7일까지 닷새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따뜻한 공기는 팽창해 더 많은 수분을 담을 수 있고, 결국 더 많은 비를 쏟아붓는다.
▷극한호우라는 개념은 새로 정립됐지만 이 같은 위험기상은 일상화되고 있다. 기상청이 극한호우 기준을 적용해 되짚어 보니 2013년에 이미 이런 경우가 48건이 있었고, 지난해 108건으로 증가하는 등 연평균 8.5%씩 늘고 있다. 비를 표현하는 말도 게릴라성 호우, 도깨비 호우, 초국지성 집중호우 등 갈수록 세지고 있다. 거기에 ‘전례 없는’, ‘사상 최악의’ 등의 수식어까지 붙는다. 독한 용어를 쓰며 호들갑만 떨어선 안 된다. 재난에 맞선 우리의 경각심과 대비 태세도 그만큼 단단해져야 한다.
김재영 논설위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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