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계 이어 IT 박람회도 흥행 돌풍… 호황 누리는 대만 마이스 시장

이선우 2023. 7.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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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난강전시장 2전시관 증축
4월엔 타이난 국제컨벤션센터 개장
4년 만에 재개 TIMTOS 5만명 몰려
컴퓨텍스 4만8000여 명 "역대 최대"
中·香 주춤하는 사이 틈새시장 공략
[타이베이·가오슝(대만)=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대만이 코로나 이후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장에서 호황기를 맞고 있다. 지난 2월 방역 규제 해제 이후 3년여 만에 재개된 전시컨벤션 행사들이 연달아 코로나19 사태 이전을 웃도는 흥행 성적을 올리면서다. 현지 업계에선 2000년대 이후 아시아 전시 시장을 주도하던 중국과 홍콩이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하는 사이 빠른 회복력을 보이는 대만이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의 대표 전략산업인 디지털·정보기술 분야 전시회 ‘컴퓨텍스(Computex)2023’가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타이베이 난강 전시장(TAINEX)에서 열렸다.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복귀한 행사에는 나흘간 150개국 4만8000여명이 방문했다. (사진=TAITRA 제공)
팬데믹 기간 산업 생태계 유지…“회복 속도 빨라”

지난 2월 타이베이 난강 1전시장에서 열린 ‘타이베이 게임쇼’(TGS)는 나흘간 3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리면서 3년 만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틀간 진행된 비즈니스 프로그램에는 29개국에서 1800여 명의 바이어도 참여했다.

흥행 분위기는 한 달 뒤 열린 ‘대만 국제 공작기계 전시회’(TIMTOS)가 이어갔다. 4년 만에 난강 전시장과 타이베이 국제컨벤션센터 두 곳에서 10만㎡ 규모로 열린 행사에는 18개국 10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6일간 방문객 수도 코로나19 이전과 맞먹는 100개국 5만여 명을 기록했다.

리저친 타이베이 국제컨벤션센터 전무이사는 “대만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단 한 번도 전시장 가동 중단이나 행사 개최를 금지한 적이 없다”며 “행사 취소와 연기로 생긴 운영비와 임금 등 재정 부담을 정부, 지자체가 보조하는 방식으로 산업 생태계를 유지한 것이 빠른 회복력의 비결”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월 대만 타이베이 난강 1전시장(TAINEX1)에서 열린 ‘타이베이 게임쇼’(TGS)에는 나흘간 3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사진=TGS 홈페이지)
전시장에 5G·AI 도입 시설 경쟁력 업그레이드

대만의 대표 전략산업인 디지털·정보기술(IT) 분야 전시회 ‘컴퓨텍스’(Computex)는 올해 ‘아시아의 CES’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복귀한 올해 행사가 역대 최대 관람객 기록을 갈아치우면서다. 26개국 1000여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난강 전시장에서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된 행사에는 나흘간 150개국에서 4만8000여명이 방문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만3000여명을 약 12% 상회하는 수치다.

올해 행사에는 엔비디아 잰슨 황과 슈퍼마이크로 찰스 리앙 CEO, 에이서 제이슨 첸 회장, 알렉스 키우지만 퀄컴 수석 부사장, 라파엘 소토마요로 엔엑스피 총괄 부사장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기업 대표들이 직접 행사장을 찾아 흥행에 불을 지폈다.

이런 호황 분위기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전시장과 회의시설을 늘린 인프라 확충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만 정부는 기존 타이베이 국제컨벤션센터(TICC)와 난강 1전시장(TAINEX1)에 더해 난강 2전시장(TAINEX2)을 증축,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완전 개장했다. 올 4월 타이난 국제 컨벤션 센터(ICC Tainan)에 이어 9월엔 타오위안 전시컨벤션센터, 2025년엔 타이중에 국제 전시장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역대 최대인 4만8000여명이 방문한 ‘컴퓨텍스(Comptex) 2023’에서 엔비디아 잰슨 황 CEO가 기조강연하는 모습. (사진=TAITRA 제공)
전시장과 회의시설 규모만 늘린 것이 아니다. 가오슝시는 아시아 뉴 베이 지구에 있는 가오슝 전시장(KEC)을 스마트 전시장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대규모 시설 투자로 5G(5세대) 네트워크를 구축한 가오슝 전시장은 실시간 AI(인공지능) 통·번역과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 XR(혼합현실) 스튜디오 등 하이테크를 활용한 전시컨벤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규모를 늘리고 첨단 기술을 더해 기능을 고도화한 시설들은 늘어난 전시컨벤션 수요를 수용하며 행사의 대형화를 이끌고 있다. 대만 내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센터인 타이베이 난강 전시장은 증축을 통해 전시홀(7만5000㎡)과 회의실(7만8000㎡) 비율이 같아지면서 전시회와 컨벤션이 동시에 열리는 ‘컨펙스’(ConfEx) 열풍을 이끌고 있다.

그레이스 첸 난강 전시장 부국장은 “컴퓨텍스가 올해 역대 최대 관람객 동원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젠슨 황, 찰스 리앙 등 글로벌 기업 대표들이 참여하는 대형 컨벤션을 동시에 열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이전 매년 열리던 전시컨벤션 행사들 가운데 100여 개가 올해 이전보다 큰 규모로 확대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만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센터인 타이베이 난강 전시장. (왼쪽부터) 난강 1전시장(TAINEX1), 2전시장(TAINEX). (사진=TAITRA 제공)
2024년 역대 최대 39만 마이스 관광객 유치 목표

전시회에서 시작된 흥행 분위기는 기업회의와 포상관광, 국제회의 유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Meet Taiwan. Open Arms!’(대만에서 만나요.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마이스 캠페인을 시작한 대만은 최근 38개국 138개 글로벌 PCO(컨벤션기획사)가 회원으로 가입된 국제PCO협회(IAPCO)의 2025년 연례총회를 유치했다.

타이베이 난강 전시장은 올 연말까지 예정된 의료 분야 국제행사만 2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TAITRA)는 아시아 마이스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아시아 마이스 포럼(AMF) 개최도 준비 중이다.
가오슝 전시장(Kaoshung Exhibition Center) 전경 (사진=가오슝시 제공)
대만 정부는 올해 총 581건의 국제회의와 전시회가 대만 전역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총 575건의 국제회의(291건)와 전시회(284건)가 열린 2019년보다 높은 수치다. 대만은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31만4000명의 마이스 관광객을 유치해 연간 11억6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누렸다.

이달 초 TV 뉴스 포맷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연 ‘타이완 마이스 토크’ 행사에는 일본과 미국, 캐나다, 영국,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100명이 넘는 바이어가 참여했다. 대만 정부는 최근 내년도 마이스 분야 목표를 역대 최대인 39만 명 마이스 관광객 유치와 20억 달러(약2조6000억원)의 경제적 효과 창출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사 리우 TAITRA 부국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중에 자체 구축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7000개가 넘는 국내외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산업과 시장의 지속성 확보에 주력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여세를 몰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일본 도쿄 등에선 대규모 마이스 로드쇼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swlee9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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