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려다 혹 붙인 꼴?"…체면 구긴 박현주, 연이은 송사 문제없나
미래에셋 "매우 유감…판결문 검토 후 상고 여부 결정할 것"
공정위는 지난 2020년 5월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미래에셋컨설팅에 부당한 이익을 몰아줬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9100만 원을 부과했다. 계열사별로는 미래에셋컨설팅이 21억5100만 원, 미래에셋대우가 10억4000만 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억400만 원, 미래에셋생명보험이 5억5700만 원 등으로 11개 계열사가 고루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미래에셋과 박현주 회장 등은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 블루마운틴CC와 호텔 포시즌스호텔에 법인카드, 행사, 연수, 광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았다. 특히 미래에셋의 일감 몰아주기를 지적한 공정위가 미래에셋 계열사들에 사익편취 혐의까지 적용하면서 박현주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까지 문제 삼았기 때문에 재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박현주 회장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91.86%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박 회장이 48.63%, 박 회장의 배우자와 자녀가 34.81%의 지분율을 보유했다. 이에 공정위가 당시 미래에셋컨설팅을 사실상 박 회장의 개인 회사로 바라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또한 미래에셋컨설팅이 2020년 당시 43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기 때문에 박 회장 일가가 계열사로부터 사익을 편취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번에 공정위의 손을 들어준 서울고등법원 역시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다른 사업자 선정 과정을 합리적으로 거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공정위의 처분은 적합하다. 일감 몰아주기가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 가치 유지에도 기여했다고 판단된다"며 청구 기각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금융업 위주의 경영을 하는 미래에셋은 금산분리법에 따라 펀드가 골프장 등 운영을 할 수 없게 되자 그룹 내 유일한 비금융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시설을 운영해 왔다. 또 당시 대우증권, PCA생명 등과 인수합병(M&A)을 앞두면서 고객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요구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고객을 위한 행사나 직원 연수 등에 필요한 호텔과 골프장 등을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용했을 뿐 일감 몰아주기나 박 회장 일가 등의 사익편취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합병과정에서 2~3년에 걸쳐 임직원들의 자긍심과 사기진작차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 것일 뿐, 특정 계열사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기 위해 골프장 또는 호텔 이용을 한 것이 아니다"며 "공정위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사정을 적극 소명하였음에도 이를 인정받지 못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판결문 검토 후 상고 여부 결정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연이은 송사에 주주 및 고객들의 피로감이 우려되고 있으나, 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이 오히려 주주를 위해 대법원 상고를 결정하고 끝까지 갈 것으로 전망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산분리법에 따라 비금융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골프장과 호텔 등을 운영한 미래에셋이 박 회장의 개인 지분이 높다는 이유로 사익편취 이슈까지 묶였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미래에셋 입장에서 결코 44억 원이 아까워서 공정위 조치에 불복한 건 아니라고 본다. 만약 미래에셋이 대법원 상고까지 결정한다면 오히려 고객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도 볼 수 있다. 금융업 종사자로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한 배경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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