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숙의3A.M.] 기업 외교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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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행사를 계획할 때는 개발자들만 만날 계획이었으나, 이제는 외교사절단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인공지능(AI) 전도사' 샘 올트먼이 지난달 9일 국내 스타트업과 간담회 자리에서 한 말이다.
올트먼의 깨달음처럼 지금은 훨씬 더 고도의 관여와 적극적 전략이 있는 기업 외교가 필요한 시간이다.
더구나 한국 기업의 글로벌 위상은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목발 투혼' 중인 최태원 SK 회장은 12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기업 외교에 대해 적절한 로직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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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성형 AI의 미래는 갈림길에 있다. AI가 가진 위력에 모두가 경탄했고, 동시에 두려워한다. 규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트먼은 규제를 선제안하며 어젠다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올트먼이 월드 투어로 외교적 매력 공세를 펼쳤다”면서 “그가 그리는 (규제의) 핵심 경계가 트릭이 될 수 있다”고 적었다. 무엇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에 그가 먼저 그리면 규칙이 될 승산이 높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44시간 방중’은 숱한 화제를 뿌렸다. 5월30일 베이징에 도착해서 6월1일 상하이를 떠날 때까지 머스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딩쉐샹 부총리를 비롯해, 친강 외교부장,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런훙빈 중국국제무역촉진회 회장, 천지닝 상하이시 당서기 등 중국의 최고위 실세들과 줄줄이 회동했다. 중국 언론들은 머스크의 일거수 일투족을 공개하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중국에 도착한 날 저녁 베이징의 최고급 클럽 화부회에서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의 쩡위췬 회장과 만찬을 했는데, 극진한 메뉴판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녔다. 총 16종의 요리가 적힌 메뉴에는 테슬라를 다크호스로 표현한 검은 말 그림과 함께 ‘마도성공(馬到成功: 말을 거침없이 달려 성공을 이룬다)’이라는 호사스러운 덕담이 적혔다.
모든 기업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줄을 타는 상황에 머스크는 상하이 전기차 생산기지 기가팩토리 옆에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인 메가팩 공장까지 건설한다고 하니 중국에게는 머스크가 국빈이다. 그는 중국이 원하는 말을 정확하게 해 줬다. “테슬라는 중국과 디커플링에 반대한다.”
머스크 이외에도 근래 팀 쿡 애플 CEO,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 패트릭 겔싱어 인텔 CEO, 메리 배라 GM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등 내로라하는 미국 재계 인사들이 중국을 다녀갔다. 이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중국을 찾았지만 기업의 외교는 더 빠르고 민첩하고 유연했다.
지난 2월 미국 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지급 기준을 발표했을 때 이제는 정부 간 협상을 통해 정할 문제를 정부가 바로 기업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도 직접 정부를 상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금껏 정부의 공식 외교 활동에 기업이 함께 보태는 일을 흔히 ‘민간외교’라고 표현하곤 했다. 올트먼의 깨달음처럼 지금은 훨씬 더 고도의 관여와 적극적 전략이 있는 기업 외교가 필요한 시간이다. 더구나 한국 기업의 글로벌 위상은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먼저 한국 기업을 찾는 나라가 많아졌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목발 투혼’ 중인 최태원 SK 회장은 12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기업 외교에 대해 적절한 로직을 제시했다. “엑스포를 통해서 국제적 관계를 엄청 만들 수 있고 결국 시장 개척이었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다.”
이인숙 플랫폼9와4분의3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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