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습타구에 교체되나 싶더니 ‘붕대 투혼’…믿고 보는 국대 잠수함 “못 던질 정도 아니라 끝까지 버텼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3. 7. 1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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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WIZ 투수 고영표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완벽투로 시즌 8승 고지에 올랐다. 경기 초반 강습타구에 다리를 맞아 교체 가능성이 생겼던 고영표는 다리에 붕대를 감고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역시 믿고 보는 ‘국대 잠수함’이었다.

고영표는 7월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9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팀의 9대 0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고영표는 1회 초 2득점 지원 속에 1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산뜻하게 출발했다.

KT 투수 고영표가 7월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7이닝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완벽투로 시즌 8승을 달성했다. 사진(고척)=김근한 기자
하지만, 고영표는 2회 말 2사 뒤 주성원의 강습타구에 오른쪽 종아리 부근을 맞는 불운이 찾아왔다. 한동안 다리 상태를 확인한 고영표는 더그아웃으로 향해 몸을 움직였다. 교체가 불가피한 분위기로 보였지만, 고영표는 벤치에서 강습타구를 맞은 다리 부위에 붕대를 감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고영표는 마운드에 다시 오르자마자 1루 주자 주성원을 날카로운 견제사로 잡고 이닝을 매듭지었다.

3회 말을 삼자범퇴로 넘긴 고영표는 4회 말 1사 1, 2루 위기에서 김웅빈을 삼진, 송성문을 1루수 땅볼로 잡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고영표는 탈삼진 2개를 포함해 5회 말까지 매듭짓고 시즌 8승 요건을 충족했다. 그 사이 KT는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 7대 0의 리드를 고영표에게 선사했다.

고영표는 6회 말을 삼자범퇴로 넘긴 뒤 7회 말 2사 1, 3루 마지막 위기를 맞이했다. 고영표는 김재현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해 결국 무실점 투구로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마무리했다. KT는 8회 말 고영표를 내리고 주권을 올려 불펜진을 가동했다. KT는 9회 초 박병호와 김준태의 백투백 홈런으로 9대 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고영표는 “더 오래 던지고 싶었는데 투구수가 많아졌진 데다 점수 차가 컸고 올스타전도 참가해야 하니까 조절해서 등판을 마무리했다. 2회 강습타구를 맞았을 때는 다행히 뼈가 아니라 근육에 맞아서 못 던지겠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경기 초반이라 내가 빠지면 불펜진이 고생하기에 내가 빠지면 안 된단 생각으로 끝까지 버텼다. 던질 때는 괜찮았는데 등판을 마치고 내려가니까 통증이 올라오더라”라고 전했다.

KT 투수 고영표가 7월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고척)=KT WIZ
고영표는 올 시즌 전반기 17경기(103.2이닝)에 등판해 8승 5패 평균자책 2.78 73탈삼진 9볼넷 WHIP 1.05 퀄리티 스타트 13차례(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11차례)를 기록했다.

고영표는 “시즌 초반엔 투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6월부터 점점 밸런스가 잡히면서 확실히 좋아졌다. 평균자책과 승수도 있겠지만,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기록을 가장 좋아해서 그런 부분이 만족스러운 전반기였다. 스트라이크 존에 많은 공을 던지면서 3구 이내 승부를 하다 보면 투구수가 적어지고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해진다. 그만큼 6회와 7회에도 더 집중해서 던지는 듯싶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이날 고영표는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9개-종전 7개) 기록을 달성했다.

고영표는 “WBC 대표팀 준비로 시즌 초반 기술적으로 헤매는 부분이 있었다. 최근 2년 동안 선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니까 관절에 피로도도 크게 쌓인 느낌이었다. 그런 부분을 신경 쓰면서 관리하니까 6월부터 점점 폼을 회복했다. 오늘도 그렇고 최근 많은 탈삼진이 나오는 부분도 정말 만족스럽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고영표는 “최근 몇 년 동안 고척돔에서 키움에 약했는데 고척돔 첫 개인 승리와 함께 이번 시리즈 싹쓸이 승리 결과가 나와 정말 기쁘다. 호수비를 보여준 (박)경수 형은 고척돔 2루 쪽에 진짜 무언가 있나 보다(웃음). 감독님께서 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이란 막중한 임무를 맡겨주셔서 자부심을 느꼈다. 그 믿음에 맞게 좋은 결과로 보답해드려서 기분이 좋다. 팀 동료들도 대량 득점으로 편안하게 투구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고마웠다”라며 미소 지었다.

[고척(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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