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도로 한때 발목까지 물찼다…호우 위기경보 최고 발령
13일 전국에 거센 장맛비가 오면서 수도권에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작년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던 강남에서는 일부 도로가 한때 발목까지 침수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확대됨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오후 8시 30분을 기해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단계를 3단계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14일) 오전까지 서울, 인천, 경기북부, 강원중·북부내륙·산지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본은 지자체 등 각 기관에 최고단계의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피해 발생 지역은 신속한 응급복구를 위해 군을 포함한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강한 장맛비로 이날 서울과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는 도로가 침수되고 전기와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되는 등 폭우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사당역과 강남역 인근에서는 맨홀에서 물이 역류하면서 일부 도로가 발목 높이까지 잠기기도 했다. 지난해 침수피해가 난 강남 영동시장 일대도 도로에 물이 찼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강남 일대 도로의 침수 상황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강남역 일대는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서초와 역삼 고지대에서 내려오는 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이다. 작년에는 시간당 70mm가량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도로 위 차가 완전히 잠길 정도로 심각한 침수 피해를 입었었다.
이날 오후 6시 35분쯤 서대문구 연희동 주택가에서는 도로 축대가 무너지면서 저지대에 있던 20가구, 주민 46명이 인근 모텔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비가 많이 내려 지반이 약해지면서 도로를 받치고 있던 축대가 무너져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대본은 특히 취약시간대인 새벽에 많은 강우가 예상되므로 재난문자, 마을방송 등 여러 매체를 활용해 산사태·하천급류 주의 안내를 강화하고, 사전에 경보 및 대피체계를 재점검해 긴급상황 시에는 즉시 가동하라고 했다.
중대본은 지난 9일부터 이날 밤 11시까지 장맛비로 1명이 실종되고, 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1일 부산시 사상구 학장천 인근에서 6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13일 새벽 전남 보성에서는 도로 비탈면이 유실돼 주민 1명이 다쳤다.
산림청은 13일 밤 10시30분을 기해 서울·인천·경기·세종·강원·충북·충남·전북·경북 등 9개 지역에 산사태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심각은 위기경보 중 최상위 등급이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짧은 시간 많은 비가 쏟아지는 특징을 보인다며 산사태와 침수 등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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