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레비 회장 20년 임기 중 최악의 사태...케인, 뮌헨 FA 이적의 의미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해리 케인을 두고 어떠한 결정을 내리게 될까.
영국 '디 애슬래틱'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을 레비 회장의 관점에 따라 바라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독특하게 레비 회장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유는 그가 이번 이적설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케인의 이적의사를 확인한 뮌헨은 오로지 케인만을 바라보고 직진 중이다. 이미 토트넘에게 두 번의 제안까지 넣었다. 6000만 파운드(약 996억 원)로 시작한 1차 제안은 토트넘이 원하는 이적료에 미치지 못했다.
8000만 유로(약 1135억 원)로 상향한 2차 제안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지의 예상대로라면 케인을 지키려는 레비 회장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선 최소한 1억 파운드(약 1660억 원) 이상의 이적료를 제안해야 한다.
하지만 토트넘도 무작정 케인을 지키겠다고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황은 2021년 여름 케인의 맨체스터 시티 이적파동 때와 너무나도 다르다. 당시만 해도 케인은 토트넘과 계약기간이 3년이 남아있었다. 계약관계에 따라서 케인을 팔지 않아도, 토트넘은 큰 무리가 없었다. 케인이 훈련에 불참하는 등 멋대로 벌인 행위마저 토트넘에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도록 도왔다.
지금은 다르다. 이제 케인은 토트넘과의 계약이 1년도 남지 않았다. 내년 6월 30일이면 케인은 다른 구단으로 걸어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토트넘이 케인을 팔아 이적료를 원한다면 이번 여름 이적시장이 마지막 기회다.
이를 두고 '디 애슬래틱'은 "케인의 계약이 내년 여름 만료되고,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자유 이적으로 떠나는 모습은 레비 회장을 난처한 상황에 빠트린다는 걸 의미한다. 레비 회장한테는 당혹스러운 일이 될 것이며 아마도 그의 20년 임기 동안 최악의 사건일 것"이라며 레비 회장이 처한 곤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물론 케인을 헐값에 넘겨줄 수 없다는 레비 회장의 입장도 납득하기 어려운 건 아니다. 약 2년 전 맨시티도 케인을 위해 1억 파운드를 제안했다. 맨시티는 보너스 조항으로 2000~3000만 파운드(약 332~498억 원)를 더 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더 높은 이적료를 원하면 이마저도 거절했었다.
최근 이적시장 분위기만 봐도 케인에게 책정된 1억 파운드라는 금액은 터무니없다고 말할 수 없다. '디 애슬래틱'은 에당 아자르와 카세미루의 이적을 예시로 들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2019년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아자르를 영입할 때 지불한 금액은 1억 파운드를 훨씬 초과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합류한 카세미루도 나이가 30살이었지만 기본 이적료 6000만 파운드(약 996억 원)에 이적했다. 일반적으로 미드필더보다는 공격수들이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케인 이적료로 1억 파운드를 원하는 건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토트넘은 케인을 매각하게 되면 리빌딩을 해야만 하는데, 이는 막대한 돈이 필수적이다. 걱정되는 건 토트넘이 슈퍼스타를 매각하고, 리빌딩을 성공시킨 적이 없다는 점이다. 그 당시 리빌딩은 대실패였다.
약 10년 전 토트넘은 가레스 베일을 레알 마드리드에 8600만 파운드(약 1428억 원)에 매각했다. 베일을 매각하고 데려온 선수는 에릭 라멜라, 로베르토 솔다도, 파울리뉴,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티엔 카푸에, 블라드 치리체스, 나세르 샤들리를 데려왔다.
7명의 선수 중 확실히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에릭센뿐이다. 베일을 매각하고 새로운 슈퍼스타인 케인이 나타나기 전까지 토트넘은 새 에이스를 찾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케인의 매각하고, 그 돈으로 리빌딩을 시도해보자고 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에 '디 애슬래틱'은 "레비 회장은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발이 상당할 것이다. 그는 또한 상당한 금액의 놓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습은 최고의 선수를 잃고, 토트넘은 너무 많이 걱정할 필요가 없는 빅클럽이라고 메시지를 던지는 대안보다는 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최선의 방법은 가능성이 낮지만 케인과 다시 한번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레비 회장도 자신의 급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케인을 붙잡아두기 위해 지금껏 토트넘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막대한 조건을 준비해놨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0일 "케인은 토트넘에 잔류하게 된다면 주급 40만 파운드(약 6억 6700만 원)를 벌 수 있다"고 밝혔다. 40만 파운드는 토트넘 역사상 최고 대우다. 케인이 재계약 제안만 수락하게 되면 케빈 더 브라위너와 함께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연봉자가 될 수 있다.
토트넘은 혹여 케인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잔류하겠다고 마음을 바꿀 수도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토트넘에 복귀하기 전에도 재계약을 거절한 케인이 지금에서야 이런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은 낮다.
심지어 케인은 뮌헨에 그 곳으로 가겠다는 의사까지 전달한 상황이다. 뮌헨 내부 정도에 능통한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13일 개인 SNS를 통해 "케인은 뮌헨에게 자신은 오로지 뮌헨만을 원한다고 100% 분명히 밝혔다. 그는 다른 해외 구단으로의 이적을 고려하지 않는다. 케인과 뮌헨 사이에는 개인 합의가 이뤄졌다. 케인은 뮌헨으로 이적하면 토마스 투헬 감독과 함께 유럽 챔피언에서 오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보도했다.
케인이 1년 뒤에도 토트넘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레비 회장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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