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정 감독 "귀공자=김선호, 단 한 명뿐이었죠" [인터뷰]

윤기백 2023. 7. 1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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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향한 신뢰… "내 선택 틀리지 않아"
차기작 '폭군'서도 호흡… "계속 함께하고파"
영화 ‘귀공자’ 박훈정 감독(사진=스튜디오앤뉴)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다른 대안은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김선호, 단 한 명뿐이었죠.”

영화 ‘귀공자’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은 주연 배우 김선호에 대한 신뢰가 대단했다. 탁월한 연기력과 수려한 비주얼은 물론이고, 귀공자란 캐릭터에 김선호만 한 배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훈정 감독은 최근 진행한 영화 ‘귀공자’ 인터뷰에서 “캐스팅할 때 뜸을 들이는 편이다. 시나리오를 다 쓰고 난 뒤, 그에 맞는 배우를 찾곤 한다”며 “캐스팅을 확정하기까지 남들보다 오래 걸리는 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캐스팅하다 보니, 1순위 외엔 그다음이 없다”며 “‘귀공자’도 마찬가지였다. 김선호 외에는 그 누구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앞에 정체불명의 귀공자(김선호)를 비롯해 각각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이 나타나 펼쳐지는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다. 김선호를 비롯해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 등이 출연한다.

영화 ‘귀공자’ 박훈정 감독(오른쪽)과 김선호(사진=스튜디오앤뉴)
박훈정 감독은 김선호의 사생활 논란이 터졌을 당시에도, 그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굳건했다. 김선호란 사람에 대한 신뢰도 신뢰지만, 김선호가 맡은 귀공자란 캐릭터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훈정 감독은 “그 문제가 터지고 나서 다른 작품에선 (김선호가) 하차한다는 얘기가 들리더라. 내 입장에서도 고민이 안 될 순 없었지만, 다른 대안(배우)이 없다는 점에서 계속 지켜봤던 것 같다”며 “내 성격이 우유부단해서인지 더욱 (하차에 대한) 결심을 못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결정을 내리지 않길 잘한 것 같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김선호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못 봤던 얼굴이어서 좋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다른 곳에서 안 써먹었으니까 ‘내가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단숨에 캐스팅했다”며 “촬영에 들어가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캐릭터와) 너무 잘 맞아서 놀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박훈정 감독은 또 “김선호는 조연을 맡았던 작품에서도 주연보다 더 잘 보이는 그런 배우였다”며 “영화 주연에겐 스크린을 장악할 에너지가 필요한데, 어지간한 에너지로는 힘들다. 그런데 김선호는 그 어려운 걸 해냈다.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훈정 감독은 ‘귀공자’에 이어 ‘폭군’에서도 김선호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그만큼 김선호와의 작업이 만족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박훈정 감독은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면 계속 같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에는 촬영 도중 차기작을 함께 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는데, 마침 스케줄도 비고 본인도 하고 싶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출연이 성사됐다”고 했다.

영화 ‘귀공자’ 박훈정 감독(왼쪽)과 김선호(사진=스튜디오앤뉴)
같은 배우와 작품을 연이어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느냐는 물음에 “그들의 장점을 잘 알고 있고, 그들도 내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은 분명 시너지가 될 것”이라며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부담감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훈정 감독은 차기작 ‘폭군’에 대해 “‘귀공자’가 현실에 기반한 이야기라면, ‘폭군’은 약간 SF 판타지 같은 느낌의 영화가 될 것”이라며 “‘마녀’ 시리즈와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귀공자’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가득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끝으로 박훈정 감독에게 ‘귀공자’는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냐는 질문을 던지자 “슬픈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고 의미심장한 답을 내놨다.

“원래 제목(슬픈 열대)이 슬펐어요. 시작도 슬펐고, 과정도 슬펐고, 우여곡절도 많았어요. 촬영할 때가 코로나19가 한참일 때여서 제약도 많았고, 해외 촬영도 하다 보니 그전에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개봉을 앞두고도 ‘제때 개봉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컸던 작품인데요. 막상 개봉하니까 감회가 새로웠어요. 이전에 많은 작품을 했지만, 다른 작품하고는 느낌이 확연히 다른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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