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학사재에 담긴 K건축의 세계화 [삶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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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zen) 스타일은 일본 대표 공간스타일로 전 세계적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 전통건축의 특징은 다다미를 모듈로 한 깊이감과 후정을 활용한 다실과 명상의 공간으로 드러난다.
우리 공간문화의 세계화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최근 접한 전통건축의 대가 고 신영훈 선생의 학사재라는 유작이 던져주는 의미가 크다.
건축이 삶을 담는 공간이라고 할 때 전통건축의 장점과 현대인의 삶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는 건축가에게는 당연하고 중요한 해석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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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zen) 스타일은 일본 대표 공간스타일로 전 세계적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 전통건축의 특징은 다다미를 모듈로 한 깊이감과 후정을 활용한 다실과 명상의 공간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공간은 간결하고 정갈하면서도 명료해서 세계적 공간 스타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편, 본차이나는 영국의 대표 도예기법으로 중국 도자기를 본떠 만든 그릇의 대명사이다. 중국의 고령토를 수급할 수 없었던 영국에서는 소뼈의 성분을 활용하여 본차이나를 개발해 냈는데 당시 유럽인들은 중국차를 중국 자기에 담아 마시는 것이 유행이었으며 이를 본떠 도자기를 개발했으니 소의 뼈와 중국 이름을 따서 본차이나라 부르게 된 것이었다.
한 나라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각광받을 수 있는 것은 그 나라만의 고유성과 정체성이 감동으로 전달될 때 가능한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 모두 서양 스타일을 따라 함으로써 각광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최근 해외에서 돌아온 지인을 통해 우리나라가 서양인들에게 주목받고 있음을 느낀다는 말을 들었다. K컬처라고 부르는 문화 때문이라고 한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인터넷 영상물의 영향은 물론,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POP 문화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이다. 미디어 세상의 전방위적 글로벌 네트워크화가 준 영향이기도 하지만 경쟁력 있는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저력이 세계인들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을 현장에서 실감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나가면 이제는 한국인이냐며 한국말로 묻는 경우가 더욱 많다는 점이 놀라운 변화이기도 하다.
우리 공간문화의 세계화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최근 접한 전통건축의 대가 고 신영훈 선생의 학사재라는 유작이 던져주는 의미가 크다. 강화도에 위치한 학사재는 의류사업가가 조성한 5만 평 상당의 조경 공간 속에 위치한 현대식 전통건축이다. 3층 높이에 전통 목구조로 되어 있는데 1층은 모던하고 넓은 전시와 커뮤니티 공간으로 현대를 대표하는 철재를 과감히 사용한 특징이 돋보인다. 반면 상부층은 전통건축의 묘미를 최대한 살린 아기자기한 한국 건축의 특징들을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과거 서양 건축이 국내에 처음 유입될 당시 장독대가 없는 현대주택(문화주택)이 큰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서양 건축의 형식만 받아들였지 실제 우리 삶에 대한 접목이 부족했던 사례였다. 건축이 삶을 담는 공간이라고 할 때 전통건축의 장점과 현대인의 삶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는 건축가에게는 당연하고 중요한 해석요소였다.
전통건축가 신영훈은 그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현대인의 삶에 필요한 설비시설을 적재적소에 담아내는 배려를 적용하면서도 우리 건축의 장점인 자연스러움과 생태적 친근감 차경과 유기적 조화의 골조미 등을 흠뻑 담아 내는 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집 안에 정자가 들어오는 방식이 누마루로 표현된다면, 이 공간에서 벗과 차를 마시며 풍광과 조화를 이뤘던 우리 선비들의 멋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만의 주거문화의 멋임에 분명해 보였다. 최근 몽골이나 베트남에 우리 아파트 단지 문화가 수출되는 건설현장이 늘고 있다. 수십 년 이어온 경제성장의 대표 격인 아파트 문화가 전파됨에 박수를 보낸다. 다만, 전통성과 조화된 주거문화로 K공간브랜드가 수출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대석 건축출판사 상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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