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폴란드, 우크라 재건에 맞손..방산·인프라·원전 협력도 강화
우리나라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방산과 원전, 인프라 협력도 심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재건에 있어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국제사회의 자유, 인권, 법치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전쟁 종식과 평화 회복을 위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양국 간 체결된 인프라 협력과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양해각서는 양국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는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서로 연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MOU 3건을 체결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개발 협력 전권 대표는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및 개발 프로젝트 협력,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국토, 도시, 인프라 계획 협력, 공공·민간 기업 간 교류 장려·촉진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원 장관은 폴란드 인프라부 장관과 '교통 인프라 개발 협력 MOU'도 별도로 체결했다. 폴란드와 중동부 유럽 지역 교통 인프라 개발 전반에 대한 협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공·민간 기업들의 교류를 장려하고 촉진하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장관과 '한·폴란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MOU'를 체결했다. 무역·투자·산업·공급망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게 골자다. TIPF는 향후 한국 기업의 폴란드 진출을 확대하고, 현지 애로 사항 해소를 지원하는 채널로 활용될 예정이다.
양 정상은 양국 간 협력이 원전과 방산, 인프라 사업과 같은 전략적인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원자력 발전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달성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데 공감하고, 폴란드 원전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한 기업 간 협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키로 했다”고 했다. 또 폴란드 신공항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북한의 안보 위협과 인권 문제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전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핵, 미사일 개발을 즉시 중단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불법 노동자 파견과 사이버 활동을 차단하면서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공동 노력을 배가해 나가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두다 대통령은 한국산 무기 수입에 그치지 않고 폴란드에서도 생산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대표적으로 K2 전차를 꼽았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계획에 대해 협의했다. 앞으로 양국 간 방산 분야 협력이 상호 호혜적으로 진행되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와 한국의 경제 협력은 34년 전인 1989년 이후부터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한국 기업인들이 폴란드와 폴란드 소비자를 잘 알고, 폴란드 소비자들도 한국 제품에 대해 잘 안다”고 했다.
이어 “특히 지난 2년 동안 양국 간 협력이 더 확대됐다.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폴란드 군이 많은 무기를 한국으로부터 구매했다. 예를 들어 FA-50 전투기, K2 주력 전차, K9 자주포 등”이라고 덧붙였다.
한-폴란드 간 항공편 노선도 증편한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와 한국 간의 항공편 노선을 증편할 것”이라며 “(양국 간에) 비즈니스뿐 아니라 관광 분야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 정상은 폴란드 농축산물을 한국 시장에 수출하는 것과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도 논의했다. 두다 대통령은 지난해 양국 교역 규모가 90억달러(약 1조2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점을 언급하며 “폴란드와 한국 간 협력의 미래가 밝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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