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대로 美쳤다”…‘들었다놨다’ 밀당 고수, 포르쉐와 진검대결 [카슐랭]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7. 1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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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N, 목표는 포르쉐
들었다놨다 ‘밀당 운전’ 만끽
심장 터지는 질주·굉음 박력
현대자동차가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5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정의선 회장(오른쪽애서 세번째)과 장재훈 사장(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출처=현대차]
“우와”

감탄하는 아이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프레젠테이션 화면이 꺼졌다. 현대차의 고성능 전기차 진출을 알리는 아이오닉5 N 설명회에서다.

아이오닉5 N에 거는 현대차의 기대감과 함께 잘 만들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현대차는 지난 12일 N서울타워 K팝타워(서울 용산구)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아이오닉5 N 실차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안돼→현대차가 한대
정의선 회장은 고성능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N브랜드를 출범시켰다. [사진출처=현대차]
아이오닉5 N은 현대차 입장에서 상징성이 큰 모델이다. “포르쉐 911은 완벽한 차”라고 극찬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타도 포르쉐’를 위해 공들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을 통해 포르쉐 킬러 능력을 키워왔다. N은 현대차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가 있는 남양(Namyang)과 독일 라인란트팔트주에 위치한 뉘르부르크링(Nurburgring) 서킷의 앞 글자에서 가져왔다.

설계는 남양에서, 품질 테스트는 ‘지옥의 서킷’ 뉘르부르크링에서 진행됐다. 정 회장은 개발단계부터 N 브랜드를 주도했다.

현대차가 지난 2015년 BMW M, 메르세데스-벤츠 AMG, 포르쉐 등과 경쟁하기 위해 ‘N’을 출범시켰을 때는 환영보다는 비아냥거리는 반응이 많았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로 성장했지만 고성능차 개발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은 부족하다고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 N(왼쪽)과 아이오닉5 전면부 비교 [사진출처=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가 고성능 브랜드를? 되겠어?”라는 비웃음을 뒤로 하고 글로벌 개발·마케팅 인재를 ‘삼고초려’ 하면서 적극 영입했다.

고성능차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필수과목인 모터스포츠에도 적극 투자했다. 글로벌 고성능 경주차량의 경쟁무대에도 진출했다.

지난 2014년 월드랠리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WRC)에 이어 WTCR(월드 투어링카 컵), ETCR(전기차 투어링카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이중 WRC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 대회다. 포뮬러원(F1) 대회와 함께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의 양대 산맥이다.

현대차는 WRC에 진출한 지 5년 만인 2019년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일궈냈다. 2020년에는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6년 폭스바겐 이후 4년 만에 동일 제조사가 WRC에서 연속 우승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넘버1’ 기록을 연이어 달성하며 모터스포츠 신흥 강자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덩달아 “현대차는 안돼”라는 평가도 “현대차가 한대”로 바뀌었다.

현대차, N 기술로 전기차 시장 진출
아이오닉5 N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아이오닉5 N은 현대차가 10년 가까이 고성능 분야에 투자하고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노하우를 모두 쏟아 부은 첫 번째 ‘N 브랜드’ 전기차다.

포르쉐처럼 ‘외계인을 고문해 만들었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했다.

아이오닉5 N은 공도와 트랙에서 운전의 즐거움을 가져달 줄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은 E-GMP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E-GMP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에 적용돼 호평받고 검증받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여기에 N브랜드의 모터스포츠 기반 노하우에 RN22e, N비전74 등 전동화된 롤링랩(Rolling Lab)을 통해 얻은 기술을 더했다.

N브랜드가 추구하는 3대 핵심 요소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곡선로 주행능력) ▲레이스 트랙 주행능력(Race Track Capability) ▲일상의 스포츠카(Everyday Sports Car)를 모두 갖췄다.

현대자동차가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5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정의선 회장(오른쪽)과 장재훈 사장 [사진출처=현대차]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고성능 브랜드 N은 현대차 기술력의 중심으로 현대차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N의 기술력과 모터스포츠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은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현대차의 유산을 계승하며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5 N은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모터스포츠 경험을 기반으로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날카로운 코너링 성능을 선사한다.

WRC 랠리카에도 넣었던 기능통합형 액슬(IDA, Integrated Drive Axle)을 전·후륜에 모두 적용했다. 중량 절감과 휠 베어링 횡강성 증대로 차량 핸들링 성능을 향상시킨다.

좌우 바퀴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를 적용해 언더스티어를 억제하고 곡선구간을 날카롭게 빠져 나갈 수 있다.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은 균형잡힌 승차감과 우수한 핸들링 성능에 한몫한다.

출력과 기어비1가 증가한 랙 구동형 파워 스티어링(R-MDPS)을 통해 빠른 조향 응답성을 확보했다. 고성능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 새로 개발된 피렐리의 고성능 광폭 타이어(275/35R21)도 적용했다.

‘현실판’ 카트라이더로 거듭나
N토크 디스트리뷰션 [사진출처=현대차]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적극 적용한 특화 사양도 탑재됐다.

N페달(N Pedal) 모드는 트랙 주행 상황에서 회생제동을 활용해 날카로운 코너링에 도움을 준다.

N드리프트 옵티마이저(N Drift Optimizer)는 전·후륜에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 드리프트 주행을 원활하게 해준다.

전·후륜 구동력을 운전자가 직접 분배할 수 있는 N토크 디스트리뷰션(N Torque Distribution, NTD)도 탑재했다.

아이오닉5 N은 성능을 대폭 강화한 모터 시스템과 용량을 증대한 고출력 배터리를 기반으로 폭발적인 동력성능을 발산한다.

일정 시간동안 출력을 크게 높여 최대 가속 성능을 발휘하는 모드인 N그린 부스트(N Grin Boost, NGB)를 사용하면 합산 최고출력은 478kW(650마력), 최대토크는 770Nm(78.5kg.m)에 달한다. 3.4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도달할 수 있다.

N그린 부스트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괴력이다. 282kW·390Nm의 후륜모터와 166kW·350Nm의 전륜모터가 합산 448kW(609마력)의 최고출력과 740Nm(75.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아이오닉5 N 주행 장면 [사진출처=현대차]
노면 상태에 따라 최적화된 성능 제어를 제공하는 N런치 컨트롤(N Launch Control) 기능도 적용했다. 운전자가 정차 상태에서 발진 때 최대 가속 성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헤드램프 아래쪽 디자인을 공기가 추가로 유입될 수 있도록 변경해 냉각 면적을 늘렸다. 모터와 배터리 각각에 강화된 냉각 장치를 배치해 전반적인 냉각 성능을 높여 트랙 주행 중 성능 저하를 최소화했다.

주행 목적에 따라 배터리 온도를 최적으로 관리해주는 N배터리 프리컨디셔닝(N Battery Preconditioning, NBP)도 적용했다.

스프린트(Sprint) 모드, 엔듀런스(Endurance) 모드로 구성된 N레이스(N Race) 기능으로 주행 목적에 맞게 트랙을 달릴 수도 있다.

브레이크 제동성능도 향상했다. 전륜에는 400mm 직경의 대구경 디스크와 4피스톤 모노블록 캘리퍼를 적용했다.

내연기관 모터스포츠 차량에서 영감을 받은 가상 변속 시스템인 N e-쉬프트(N e-Shift)와가상 사운드 시스템인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N Active Sound +, NAS+)로 운전 재미도 더 높였다.

첫눈에도 고성능 존재감 발산
아이오닉5 N(왼쪽)과 아이오닉5 후면부 비교 [사진출처=현대차]
아이오닉5 N은 기존 아이오닉5보다 역동적이면서도 공격적이다. 스포티한 느낌을 강화한 디자인 요소와 성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양들을 탑재해서다.

전면부에는 냉각 성능을 높이는 N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공력성능을 강화하는 에어커튼 및 에어 플랩을 적용했다.

블랙 색상의 N전용 범퍼 커버와 범퍼 하단부를 낮게 가로지르는 립 스포일러로 고성능 차량 특유의 안정적인 자세도 구현했다.

측면부는 기본차 대비 20mm 낮아진 전고와 더불어 앞 범퍼부터 사이드실까지 이어지는 EV N 전용 루미너스 오렌지 스트립을 채택했다. 정지 상태에서도 바로 치고 나갈 것같은 느낌이다.

후면부에는 기본차 대비 100mm 길어진 N전용 리어스포일러와 에어 아웃렛, 리어 디퓨저를 통해 공력성능을 향상했다.

리어스포일러에 부착된 N 전용 삼각형 보조제동등과 체커 플래그 그래픽이 적용된 리플렉터는 ‘N 감성’을 더욱 강조한다.

아이오닉5 N(왼쪽)과 아이오닉5 스티어링휠 비교 [사진출처=현대차]
실내는 스티어링 휠, 시트, 도어스커프, 메탈 페달 등에 N 브랜드 디자인 사양도 반영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N 전용 스티어링 휠은 혼 커버에 N브랜드 로고를 넣었다.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주행모드를 각각 설정할 수 있는 2개의 N 버튼도 탑재됐다.

Ne-쉬프트, N페달 기능에 활용되는 패들 시프터와 최대 10초 동안 출력을 증가시키는 NGB 버튼도 배치됐다.

센터 콘솔에는 정강이와 무릎을 지지하기 위한 패드 및 슬라이딩 암레스트가 적용됐다.

N라이트 버킷시트는 측면 볼스터 부분을 강화, 급격한 코너링 중 강한 횡가속도가 발생하더라도 운전자의 상·하체를 지지해준다.

기본 모델 대비 시트 포지션을 20mm 내려 스포티한 운전 자세도 구현했다. 고객 니즈를 반영해 버킷 시트에 통풍 기능도 추가했다.

아이오닉 브랜드를 상징하는 ‘픽셀’에서 진화된 ‘체커 플래그’ 디자인 콘셉트는 ▲메탈 페달 ▲풋레스트 ▲도어 스텝 등에 적용됐다.

아이오닉5 N(왼쪽)과 아이오닉5 측면 비교 [사진출처=현대차, 하단 사진 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아이오닉5 N은 코너링의 악동, 일상의 스포츠카, 편안한 전기차를 모두 추구했다. 운전자를 ‘들었다놨다’ 요리하는 ‘밀당 운전’을 지향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외계인을 고문한 포르쉐와 진검승부에 나설 선봉장이다. 첫 타깃은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교과서인 포르쉐 타이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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