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명물 '옥단이'와 근대 여행 떠나요

2023. 7. 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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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결 앵커>

항구도시 목포는 근대 역사거리가 조성돼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데요.

일제강점기 당시 실존 인물인 옥단이를 재현한 거대 인형과 함께 하는 근대 여행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김남순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김남순 국민기자>

(장소: 옥단이길 / 전남 목포시)

목포 유달산 아래 가파른 골목길, '옥단이길' 이라는 안내판이 눈길을 끕니다.

물 사정이 좋지 않았던 1930년대, 주민들을 위해 물을 길어주며 살았던 실존 인물 옥단이를 기리기 위해 이름 붙여진 길입니다.

인터뷰> 전영자 / 전남문화관광해설사

"두 사람이 다니기가 힘들었을 정도의 이 좁은 길을 아무것도 안 들고 걷기도 힘든 곳인데 물동이를 이고 지면서 다녔던..."

(장소: 목포 근대역사문화거리 / 전남 목포시)

이곳은 목포 근대역사거리.

체험객들이 목포의 명물 옥단이를 부르자 5m 크기의 거대한 인형이 등장합니다.

빛바랜 회색 치마에 하얀 저고리를 입고 물지게를 진 옥단이를 재현한 것인데요.

현장음>

"오늘 여러분과 같이 근대 거리로 마실을 가는 길잡이가 되어 줄 거예요."

5명이 움직이게 하는 옥단이 인형이 앞장서고, 근대 여행 체험객 50여 명이 따라나섭니다.

이들이 다다른 곳은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

(장소: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 지점)

조선인들의 토지와 곡식을 빼앗아 가기 위해 전국 곳곳에 설치됐던 일제 수탈기관의 횡포를 배우가 들려줍니다.

현장음>

"소작료를 제일 많이 걷었다고 하니까 얼마나 그 시절 때 악명이 높았는지..."

거리에서 갑자기 상황극이 펼쳐지는데요.

조선인으로 분장한 배우가 일본 제복 차림의 배우 멱살을 잡으며 분노합니다.

옥단이가 지켜보는 가운데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돼 태극기를 흔듭니다.

현장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한의 독립입니다! 만세~"

인터뷰> 김무갑 / 전남 무안군

"아이들과 함께 체험을 하니까 다들 너무 좋아해서 뜻깊은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이영환 / 서울시 용산구

"민중의 아픔이 (담긴) 공연을 시민과 함께하는 것을 보고 기분이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장소: 구 목포 일본영사관)

옥단이 인형이 안내한 다음 장소는 옛 일본 영사관, 건물 뒤쪽에 남아 있는 방공호에 들어가 보는데요.

연합군의 공격에 대비해 일제가 조선인들을 강제 동원해 만든 것입니다.

옥단이처럼 물지게를 직접 져보는 체험, 고단했던 옛사람들의 생활을 온몸으로 느껴봅니다.

인터뷰> 김영성 / 전남 목포시

"(물지게를 지고) 오르락 내리락했다는 게 가련하면서 측은하기도 하고 옛날 어르신들은 고생을 많이 하고 살았구나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문화재청이 추진하는 생생문화재 프로그램의 하나로 오는 9월까지 계속됩니다.

인터뷰> 문관수 / 극단 '갯돌' 대표 / 옥단이 프로그램 기획

"옥단이의 거리 인형을 만들고 함께 마실을 가면서 근대 이야기를 하는 쪽으로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취재: 김남순 국민기자)

목포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마당페스티벌에도 등장하는 옥단이 인형이 지역의 상징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전 실존 인물을 재현한 거대 인형과 함께하는 색다른 근대목포여행.

과거 힘들었던 우리 역사와 생활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김남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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