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체연료 ICBM, 고도·거리 신기록…냉전 초월 핵 위기”
12일 발사체는 화성-18형…미 겨냥 ‘핵무력 고도화’ 가속
김정은 현지지도 “군사적 공세 계속”…추가 도발 예고
북한이 지난 12일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13일 밝혔다. ICBM의 최대 사거리 체제를 검증하고 “신기록”을 세웠다며 미국 전역을 겨냥한 핵 위협을 과시했다. 현재 한반도 정세를 “냉전 시대를 초월하는 핵 위기 국면”으로 규정한 북한은 미 전략자산 전개 등을 빌미로 추가적인 군사행동을 예고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미사일총국의 고체연료 신형 ICBM ‘화성-18형’ 발사 시험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밝혔다. 김 위원장 배우자 리설주 여사와 조용원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함께 발사를 지켜봤다.
합동참모본부가 전날 평양 일대에서 발사를 포착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이 화성-18형 ICBM으로 확인된 것이다. 화성-18형 ICBM 발사는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2월 건군절 7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북한의 올해 주요 군사적 성과로 꼽힌다.
북한은 화성-18형 ICBM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며 미국을 겨냥한 ICBM 기술력을 과시했다. 통신은 “1계단은 표준탄도 비행 방식, 2·3계단은 고각 비행 방식으로 설정하고 최대 사거리 체제에서의 무기체계의 계통별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 방법으로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싸일(미사일)은 최대 정점고도 6648.4㎞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1.2㎞를 4491s(초)간 비행하여 동해 공해상 목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되였다”며 “시험발사를 통하여 확증된 모든 신기록들”이라고 강조했다.
고각 발사 시험을 통해 정상 각도 발사 시 최대 사거리 구현 능력을 점검하며 기술상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본 방위성이 전날 북한 ICBM 비행시간을 역대 가장 긴 74분으로 발표하며 최장 사거리가 1만5000㎞를 넘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
이번 발사는 계획된 핵무력 고도화 절차인 동시에 한·미 군사행동에 대한 경고 의도가 강하다. 통신은 “공화국 전략핵무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데 목적을 둔 필수적 공정”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한반도 정세를 “냉전 시대를 초월하는 핵 위기 국면에 다가선 엄중한 시기”로 평가하며 미국 전략자산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통신은 “보다 엄중한 것은 우리의 주권 영역을 침범하면서까지 극히 도발적인 공중정탐 행위에 매여달리고 있는 미국이 40년 만에 처음 전략핵을 탑재한 미 핵잠수함을 남조선에 투입하여 조선반도 지역에 핵무기를 재반입하려고 기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도발적 군사행동을 이어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최근 집중 비난한 미군 정찰기 활동과 전략핵잠수함 전개 등을 계기로 고강도 군사행동을 벌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신은 이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핵전쟁으로 확전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며 또다시 미군 정찰기 활동을 비난했다.
북한이 올해 대대적으로 의미를 부여한 7월27일 전승절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대내외에 군사적 성과를 과시하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올해 최우선 과업인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로 돌아가자 화성-18형 ICBM 발사 성과를 앞세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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