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1단 정상각, 2·3단 고각…고체연료 발사 기술 진전됐지만 ‘미완’
‘현대적 ICBM’ 입증은 못해
정상각 발사 땐 미 전역 도달
북한이 13일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전날 발사한 고체연료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은 지난 4월13일 첫 고체연료 시험발사보다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화성-18형이 정점고도 6648.4㎞, 비행거리 1001.2㎞, 비행시간 74분51초로 “모든 신기록을 확증했다”고 밝혔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7형보다 모든 면에서 높아진 수치다. 미사일을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할 경우 최대 사거리는 1만5000㎞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토 전역이 포함된다.
140tf(톤포스) 추력을 지니는 ‘대출력 고체연료 로켓 엔진’의 안정적인 성능이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을 거쳐 1차 시험발사에선 엔진을 이용한 단 분리를 시험했다. 당시 미사일 속도를 제한해 정점고도 3000㎞ 미만, 실제 사거리 환산 추정치 6000㎞ 수준이었다. 이번에는 “최대 사거리 체제”를 유지했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공개해 엔진 성능 개량을 과시했다.
1차 발사와 마찬가지로 1단은 정상각으로 쏘아 올려 공중에서 분리시킨 뒤 2·3단은 높은 각도로 솟아오르도록 설계했다. 1단도 고각 발사했다면 미사일의 최대 정점고도는 훨씬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고체연료의 안정성을 고려해 정각으로 발사했고 완성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ICBM을 1·2·3단 모두 정상 각도로 발사한 적은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사일이 정상 각도로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의 탄두 제어, 목표 타격 등 현대적 ICBM에 요구되는 성능은 입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고체연료 ICBM이 안보에 명백한 위협이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고체연료는 액체연료보다 운반과 투입이 쉽고 연료를 장기간 투입한 상태로 대기할 수 있어 미사일 발사 준비 시간을 크게 줄인다.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해 어디서든 은밀하게 쏠 수 있다.
군 당국의 미사일 발사 동향 사전 탐지는 한층 까다로워진다. 적의 탄도탄을 추적해 선제타격하는 방어체계인 한국형 킬체인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양 연구위원은 “북한이 재래식 탄두 공격에 맞는 미사일을 개발하면 대형 고체연료 엔진이 사용될 수도 있다”고 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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