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이틀 된 子, 산 채로 묻었다" 말 바꾼 친모, 살인 혐의 구속

6년 전 당시 생후 이틀 된 아들을 살해·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30대 친모 A씨가 13일 오전 전남 목포시 광주지법 목포지원 법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생후 이틀 된 아이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친모가 6년 만에 구속됐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살인 혐의를 받는 A씨(30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2017년 10월27일 전남 목포의 한 산부인과에서 홀로 낳은 아들을 산후 이틀 뒤 광양시 소재 친정집 뒷산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초 '화장실 다녀온 사이 아들이 숨을 쉬지 않아 매장했다'고 진술했다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산 채로 묻었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은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A씨의 혐의를 아동학대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했다. 매장 시점에서 생사는 확인되지 않아 사체유기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출산 사실과 택시 이동(목포→광양) 등은 금융거래 내역을 통해 확인됐으나 경찰은 자세한 범행 경위를 밝혀낼 만한 물리적 증거 확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A씨가 거듭 진술을 번복하고 있어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공범이 있거나 다른 누군가가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다각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끝난 뒤 A씨는 "잘못했습니다"라고만 말했다. '왜 살해했느냐'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냐' '가족이 정말 몰랐느냐' '친정집 뒷산에 묻은 게 맞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는 침묵했다.

앞서 지자체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미심쩍은 정황이 드러났고,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A씨는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경찰은 A씨가 밝힌 매장 추정 장소인 광양시 한 야산 일대에서 사흘째 시신 발굴 수색을 벌이고 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