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충남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의료 공백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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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10시쯤 대전 충남대병원.
접수처 곳곳엔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으로 접수-진료-예약 업무가 지연될 수 있다'는 문구가 걸려 있었으며, 로비 한 켠엔 '2023 총파업전야제' 관련 패널이 게시돼 있었다.
대전·세종·충남지역에선 충남대병원을 비롯 을지대병원, 건양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단국대병원, 천안·서산·홍성·공주 의료원 등 총 12개 의료기관에서 4000여 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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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대병원 인력 30% 참여, 진료 연기·퇴원 조치… 환자들 "입원해야 하는데…" 토로
을지대병원 등은 임원급만 참여로 큰 불편 없어…파업 장기화 경우 의료 차질 우려
"항암 치료가 끝나면 조만간 다시 입원해야 하는 데 언제까지 파업이 이어질 지 불안하네요"
13일 오전 10시쯤 대전 충남대병원. 진료가 시작된 지 한 시간이 넘었음에도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접수처 곳곳엔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으로 접수-진료-예약 업무가 지연될 수 있다'는 문구가 걸려 있었으며, 로비 한 켠엔 '2023 총파업전야제' 관련 패널이 게시돼 있었다. 전날부터 총파업에 대비, 외래 진료와 수술을 연기하면서 평소와 달리 내원 환자가 줄어든 것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산하 127개 지부 145개 의료기관은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대전·세종·충남지역에선 충남대병원을 비롯 을지대병원, 건양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단국대병원, 천안·서산·홍성·공주 의료원 등 총 12개 의료기관에서 4000여 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전체 인력의 30% 수준인 9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예정된 외래 진료와 수술을 연기하고 병세가 경미한 입원환자들을 퇴원 조치하는 등 의료 공백이 현실화된 분위기다.
본원 1층 안내데스크에선 메인 심전도실 등 일부 진료 및 치료시설이 변경됨에 따라 환자들이 혼선을 빚자 동선을 안내하는 일이 다수 목격됐다. 외래 진료를 받지 못해 소리를 지르며 항의하는 환자도 있었다.
한 환자는 "입원 치료를 받다가 7-8일 정도는 퇴원이 가능하다고 해 지금은 병원을 오가며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며 "향후 입원에 영향은 없겠지만 그전에 빨리 해결돼야 마음이 편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병원에 입원 중인 다른 환자도 "병실 내부에선 조금 더 있어야 될 것 같은데 퇴원해도 된다고 하니 불안해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일반 병동은 의료 인력 부족으로 차질을 빚었고, 필수유지부서의 일부 직원을 병동에 투입하려다 다시 재배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합법에 따라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투석실 등은 인력을 100% 유지해야 되기 때문이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간호사 등 의료진이 총파업에 대거 참여하면서 일반 병동 사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병동마다 아우성이다 보니 도와주려는 마음에 잘 모르고 직원을 보냈다가 곧바로 복귀 조치했다"고 밝혔다.
을지대병원과 건양대병원 등은 노조 소속 대의원과 간부, 휴가자 등 30-50명 규모로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외래 진료 등을 비롯한 업무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내원 환자들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역 구급대원들은 이번 파업이 응급환자 골든타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구급대원 한모(26) 씨는 "응급실을 정상 운영하겠다 해도 파업으로 인한 공백의 영향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응급실에서 입원을 시켜야 하거나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들이 적체되면 새로 이송되는 응급 환자들은 구급차에서 대기해야 하는데 파업으로 이러한 문제가 커질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이번 총파업과 관련 필요시 업무복귀명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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