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흉기난동 부실대응' 해임 경찰 2명에…징역 1년 구형

2021년 11월 발생한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에서 "솟구치는 피를 본 뒤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경찰관이 현장 진입 대기 중 범행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영상=뉴스1

2021년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당시 부실 대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관들에게 각각 징역 1년이 구형됐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7단독(판사 이주영)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A(49) 전 경위와 B(25·여) 전 순경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건물 밖에 있던 3분17초간 피해 가족들은 안에서 가해자와 격투를 벌였다"며 "프로복싱 한 라운드가 3분인데 그 시간 동안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음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당시 권총과 삼단봉을 소지했고 유리를 깰 장비까지 있었는데 왜 현관문을 깨고 들어가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피고인들이 일반 사회인으로서 받았을 정신적 충격이 큰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 사건으로 2명이 중한 상해를 입고 트라우마까지 겪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국가기관이 눈앞에서 범행 현장을 외면한 이 사건만큼은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들에게 직무유기죄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피해자 가족과 김민호 VIP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가 지난해 4월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A 전 경위 등은 2021년 11월15일 오후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당시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빌라 4층 주민 C씨(40대)는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아래층 가족(60대 남성, 40대 여성, 2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당시 B 전 순경은 범행을 보고는 현장을 이탈했다. A 전 경위 역시 1층에서 피해 가족 남편과 비명을 듣고 현장으로 가다가 계단을 내려오던 B 전 순경을 만나 빌라를 빠져 나왔다.

피해 가족 아내는 C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려 의식을 잃었고 뇌경색 수술까지 받았다. 남편과 딸은 얼굴과 손 등을 다쳤다. C씨를 제압한 것도 피해 가족이었다. 경찰은 현장에 뒤늦게 나타나 C씨를 검거했다.

현장 이탈에 대해 B 전 순경은 "당시 (피해자의) 솟구치는 피를 보고 '블랙아웃' 상태가 됐다"며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A 전 경위는 "(증원 요청을 위해) 무전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1층에 내려와 3분여간 기다리며 범행을 재연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 공개됐다.

사건 이후 징계위원회에서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해임된 이들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해임은 경찰공무원 징계 가운데 파면 다음으로 수위가 높은 중징계다. 해임 처분받을 경우 3년 동안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한편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C씨는 징역 22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