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발사 다음날···미 전략폭격기 B-52H 한반도 전개 ‘맞대응’
군 “미 전략자산 전개 빈도·강도 강화할 것”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가 13일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미 전략폭격기 B-52H가 한반도에 전개한 가운데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며 “한국 공군의 F-15K와 미 공군의 F-16이 B-52H와 함께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전날(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북한이 미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를 도발 명분 중 하나로 내세운 데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국이) 미 전략 자산의 가시성 증대의 미명 하에 핵추진잠수함과 핵전략폭격기를 조선반도(한반도)와 그 주변에 무시로 출몰시키면서 지역 정세를 사상 초유의 핵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합참은 “이번 훈련을 통해 한·미는 상호 적시적으로 조율된 미국의 확장억제 전력을 신속히 한반도에 전개해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켰다”며 “동맹의 압도적인 전력에 의한 한·미 연합방위 능력과 태세, 미국의 철통같은 한반도 방위 및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미 전략자산 전개의 정례적 가시성 향상을 위해 전개 빈도와 강도를 강화해 운용함으로써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를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미동맹은 압도적인 능력에 기반한 ’힘에 의한 평화‘를 지속적으로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에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한·미가 보란 듯이 전개 빈도와 강도를 높이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정례적 가시성은 지난 4월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 담긴 표현으로, 전략 자산 전개 사실을 정기적으로 외부에 드러내 대북 확장 억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북한의 고강도 위협과 한·미의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 기조가 강 대 강으로 부딪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한동안 고조될 전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미국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 등을 언급하며 “공공연히 우리 국가(북한)를 반대하는 핵무기사용을 모의하려고 획책하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NCG는 오는 18일 서울에서 첫 회의가 열릴 예정이며 존 웨이드너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은 지난 10일 “전략핵잠수함(SSBN)이 조만간 한국에 전개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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