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올해 더 오른다는 전문가 찾기가 어렵다[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7. 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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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지난 6월 인플레이션이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12일(현지시간) 상승했다. 이번주 들어 3일 연속 랠리다.

미국 증시는 올 상반기 큰 폭으로 오른데 이어 7월 들어서도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투자 전문가들 대다수는 올 하반기 흐름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S&P500지수가 올 하반기 조정을 받아도 5~1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강세론자조차 "하반기 상승률 미미"
CNBC프로가 지난 3~7일 사이에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의 시장 전략가 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S&P500지수가 올 하반기에 지난주 4300~4400 수준에서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은 4명밖에 없었다.

S&P500지수가 올 하반기에도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조차 상승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S&P500지수는 이번주 들어 3일 연속 오르며 12일 4472.16으로 마감했다.

도이치뱅크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이자 자산 배분 전략가인 빙키 차다는 S&P500지수가 올해 말 45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2일 종가 대비 고작 1% 높은 수준이다.

그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시장에 충분히 소화됐기 때문에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겪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향후 6개월간 서서히, 소폭 오를 것으로 봤다.

또 "매도세가 있어도 증시 조정은 3~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경제가 침체에 빠져도 증시 낙폭은 5~10%로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승폭보다 상승 범위에 주목해야
씨티 글로벌 자산투자의 아시아 투자 전략팀장인 켄 평도 다른 투자 전문가들에 비해 낙관적이긴 했지만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올 상반기에는 상승세가 대형 기술주에 집중됐으나 올하반기에는 랠리가 S&P500지수의 더 많은 업종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S&P500지수는 현 수준에서 그리 많이 오르지 않겠지만 상승세가 더 많은 업종으로 분산, 확대될 것"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빅테크 주식에서 중소형 성장주로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최고 주식 전략가인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올 상반기 S&P500지수를 16% 끌어올린 종목은 지수 내 25% 종목에 불과하다며 랠리를 주도한 대형주가 흔들릴 경우 S&P500지수가 급격히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올해 말 S&P500지수는 보합권인 4300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약세론자, 조정폭 3~10% 예상
조사 대상자 15명 가운데 9명은 S&P500지수가 현재 수준에서 올해 말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10% 내외의 조정을 예상했을 뿐 전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하는 침체장을 예상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크 헤펠레는 "증시는 이미 거의 완벽한 경제 연착륙(소프트랜딩)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며 금리 인상의 누적된 효과가 소비자 지출에 균열을 만들어 경제가 경착륙(하드랜딩) 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말 S&P500지수가 현재 수준에서 8%가량 하락한 4100으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롬바드 오디에의 자산 배분팀장인 크리스티앙 아부아드와 RBC 자산관리의 투자 전략팀장인 프레데릭 캐리어는 S&P500지수가 올해 말 각각 4200과 4250으로 소폭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RBC 자산관리의 캐리어 역시 경기 침체가 미국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봤으며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 다른 글로벌 증시도 함께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주식보다 채권?
노무라 프라이빗 캐피탈의 교차 자산 전략팀장인 매트 로우는 올 하반기에 S&P500지수가 3~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형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100지수는 이보다 하방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스닥100지수가 너무 빨리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라며 올 하반기에는 자산을 주식에 투자하는 리스크를 지기보다 채권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기회주의적으로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을 늘리고 주식 노출을 줄여 증시 조정 때 어느 정도 매수 여력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며 "단기 국채수익률은 현재 5% 수준으로 선물로 여길만하다"고 말했다.

노던 트러스트의 미주 대륙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담당 수석 투자 전략가인 바우터 스터켄붐도 "우리는 리스크 자산의 포지션을 축소하기 위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하이일드 채권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증시가 향후 6개월 동안 5~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웰스 파고 투자연구소의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사미어 사마나는 올 하반기에 S&P500지수가 "고르지 못한 횡보"를 반복하다 4000~4200선에서 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와 별개로 씨티그룹은 지난 10일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4000으로 낮췄다. 올 하반기 경기 둔화가 기업 실적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CNBC에 따르면 현재 월가 투자은행 전략가들의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는 평균 4227로 현재 수준보다 5.5%가량 낮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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