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원 환자 몰린 타병원 응급실 “위중환자 못 받는다”

안세희 기자 2023. 7. 13. 2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국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부산 의료현장 곳곳에서 큰 혼선이 빚어졌다.

한편 부산대병원 노조는 이날 업무차질과 진료공백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전국 140개 파업 의료기관 중 유독 부산대병원이 수술취소와 환자 퇴원조치 등으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부산대병원은 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할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파업을 유도했다. 진정으로 환자 불편을 줄이려면 지금이라도 성실 교섭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업 첫날 부산 의료현장

- 부산 8개 병원·3개 기관 참여
- 정상진료 동아대병원·백병원 등
- 병상 부족·업무량 폭증에 ‘한계’
- 노조 “파업 유도한 병원 측 책임”

“어제(12일) 오후부터 응급실 추가 환자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부산대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들이 옮겨갈 병원을 못 찾아 우리 병원 응급실로 몰려들고 있어요. 병상이 부족하고 업무량이 폭증해 위중한 환자도 부득이 받지 못 하는 상황입니다.”(동아대병원 관계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서구 부산대병원 입원실이 텅 비어 있다. 이원준 기자


전국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부산 의료현장 곳곳에서 큰 혼선이 빚어졌다. 특히 부산대병원의 입원 환자 퇴원 조치로 갈 곳 없어진 환자들이 정상진료 중인 병원 응급실로 대거 몰리면서 각 병원 응급실마다 ‘오버 베드(정해진 병상보다 환자를 많이 받는 것)’를 호소했다. 파업에 참여하는 병원들도 응급실은 정상 운영하지만 의료 인력 부족 등으로 적합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에, 파업하지 않는 병원 응급실로 환자들이 더욱 몰린 것으로 보인다.

환자와 파업 인원이 빠져나가 적막감이 흐르는 부산대병원(부산 서구·양산 2곳)과 달리 강제 퇴원한 환자들이 몰려든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은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부산백병원 관계자 역시 “응급실에 환자가 많아 매우 혼잡하고 추가로 환자를 받기가 힘들다. 2차 병원도 사람이 많아 환자들이 오갈 데가 없어 큰일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부산대병원에서는 지난 12일 하루에만 660명 환자가 퇴원했다. 13일 기준 부산대병원에 남은 환자는 특수 병동을 포함해 250여 명이다. 가용 병상 1320개 가운데 1000개 가량 가동됐다고 해도 본원에서만 700명 넘는 환자가 떠났다.

이날 기준 부산에서 파업에 참가한 병원은 부산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부산성모병원 부산의료원 일신기독병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대남병원 부산보훈병원 등 8곳이다. 이밖에 적십자사 부산혈액원, 남부혈액검사센터,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등 3개 기관이 파업에 참가했다. 부산시는 이날 파업 참가인원을 약 950명(부산대병원 비정규직 500명, 양산 500명 별도)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산대병원과 부산의료원을 제외한 병원은 파업 참가규모가 적게는 20명 미만에서 많게는 160명 정도로 우려할 만한 진료공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업에 따른 부산대병원의 퇴원 및 전원조치 등으로 인근 동아대병원을 찾는 환자가 폭증해 북적이는 모습. 이원준 기자


부산대병원 다음으로 파업 규모가 큰 부산의료원은 퇴원·전원 조치는 하지 않고 외래 진료를 절반 수준으로 줄여 운용했다. 기존 22개 과를 운영했지만 이날부터 8개 과만 열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기 위해 야외에 설치했던 ‘안심진료소’는 폐쇄했다. 13, 14일 외래진료 예약은 모두 조정했다.

부산의료원 역시 응급실로 환자가 몰려들고 있다. 부산의료원 관계자는 “외래진료 일정은 미리 조정해 혼란이 적은데 응급실 환자가 늘어 남은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며 “응급실에서 연락이 오면 곧장 갈 수 있도록 비상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의료원 파업 참가 인원은 전체 직원 742명 가운데 3분의 1수준인 250여 명이다. 

한편 부산대병원 노조는 이날 업무차질과 진료공백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전국 140개 파업 의료기관 중 유독 부산대병원이 수술취소와 환자 퇴원조치 등으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부산대병원은 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할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파업을 유도했다. 진정으로 환자 불편을 줄이려면 지금이라도 성실 교섭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민께는 걱정과 불편을 끼치게 되어 죄송하다”며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인력 대란에 시달리고, 환자들이 각종 의료사고에 노출되는 상황 등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